과거를 다시 보라2
✒️ 다시 쓰는 인생 질문
나는 지금까지 누구의 시선을 의식하며 살아왔나요?
이를 내려놓는다면 어떤 선택을 자유롭게 할 수 있을까요?
☘️ 작가의 해답 에세이
"너무 다른 사람 시선을 의식하지 마!"
예전에 제가 자주 들었던 말입니다.
저는 다른 사람의 눈치를 많이 보는 편이었거든요.
이렇게 남의 시선을 의식했던 이유는 여러 가지였습니다.
인정받고 싶어서, 욕먹기 싫어서, 좋은 사람으로 보이고 싶어서.
가장 큰 이유는 '인정받고 싶어서'입니다.
특히, 사랑받고 싶은 대상에게 말이죠.
그 사람 마음에 들만한 답을 하기 위해 수차례 거짓말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렇죠, 직장 생활은 원래 힘든 거니까. 견디면서 쭉 다녀야죠." (당장 사표 내고 싶었지만.)
제가 바라던 삶을 다르게 틀어버린 적도 있었습니다.
"네. 국어국문학과에 갈게요." (자율전공학과를 선택하고 싶었지만.)
그렇게 살다 보니, 어느 순간 조목조목 설명하고 있더라고요.
하고 싶은 것이 생겨서 아이처럼 시시콜콜 말하다가도, 그 사람이 다른 의견을 내면 '기획 의도와 실행 방안'을 브리핑(?)하며 설득했습니다.
그 대상은 바로 '아빠'입니다.
저는 오랫동안, 특히 아빠 앞에서는 제 선택을 설명하려 들었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우선, 성향에 관한 이야기를 잠깐 해볼까요?
아빠는 저와 성향이 다릅니다.
저는 '자극 추구'가 높은 편인데 반해, 저희 아빠는 (추측컨대) '위험 회피'가 높습니다.
심리 검사는 평가를 하기 위함이 아니라 '더 깊이 알기 위함'이라지요.
그런 의미에서 저는 아빠를, 그의 삶을 깊이 알아보기로 했습니다.
저희 아빠는 2남 2녀의 막내로 자랐습니다.
수에 능했고 머리도 좋았는지 고등학교 졸업 전에 내로라하는 대기업에 취직했습니다.
이런 스마트한 면 외에도 유머를 가진 분입니다.
그런 면모는 육십이 넘으신 지금에도 보입니다.
주로 씨익 입술을 올리는 웃음과 함께 '~했냐?'는 말투와 함께 말이죠.
서울 생활을 정리하신 후에는 기타도 종종 치십니다.
고등학교 때 독학으로 배웠다고 하시더군요.
이렇게 유머와 음악을 좋아하던 10대는 20대 초반이 되면서 부모를 부양하게 되었습니다.
몇 년이 더 흐른 후에는 아내와 자식 셋까지 건사해야 했어요.
당연히 '안전제일'일 수밖에요.
가족의 안위를 위해 신중하고 계획적이 어야죠.
그런데 또 흥미로운 점은 저희 아빠에게도 '도전 DNA'가 있다는 점입니다.
1990년대 후반.
인터넷 확산과 함께 다양한 커뮤니티, 검색 서비스가 본격적으로 등장한 시기.
아빠는 대기업을 퇴사하고 인터넷 사이트를 만들어 개인 사업에 도전하셨습니다.
회계를 하던 분이 인터넷 사이트를 만들 정도로 공부를 하다니!
새로운 시대의 흐름을 받아들이고 도전하는, 무척 개방적인 분이셨습니다.
머지않아 생계를 위해 다시 직장인으로 복귀하셨지만 말이죠.
이렇게 아빠라는 사람과 인생의 궤적을 그려보면서, 그의 말속에 숨겨진 의미를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처음에 언급했던 사례를 한 번 볼까요?
아빠 : 직장 생활은 원래 힘든 건데 뭐. 꼭 붙어있어.
→ 숨은 의미 : 직장 밖은 더 지옥일 수 있다.
딸아, 안정적이고 평탄한 인생을 살아라.
아빠 : 무슨 자율전공학과야. 국어국문학과로 써.
→ 숨은 의미 : 네가 3년 동안 노력한 게 그쪽이잖니.
백일장 상장이 얼마나 많은데! 국어 교사도 하고 싶다고 하지 않았니?
국어국문학과로 넣어야 안정적으로 좋은 대학에 합격하지.
아빠로서 '내 딸이 평탄하게 살았으면 하는 보호 본능'이 아니었을까요.
그리고 ‘딸이 최대한 상처받지 않길 바라는 사랑’이 아니었을까요.
저는 아빠의 시선을 의식하며 살았습니다.
아빠가 원하는 길을 따라야만 인정받을 수 있다고, 사랑받을 수 있다고 여겼지요.
하지만 이제 그럴 필요가 없습니다.
아빠의 모든 말 하나하나가 충분히 넘치는 사랑이었음을, 아빠는 나를 매 순간 사랑하고 있었음을.
머리가 아닌 가슴에 새겼기 때문이죠.
그렇게 비로소 제 삶을 자유롭게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중견기업 과장 자리와 월급 대신 가 본 적 없는 솔로프리너의 길을 가고 있습니다.
선택하기 전까지 아빠를 무척 의식하기도 했지만, 스스로에게 묻고 답하면서 해답을 찾았지요.
이제는 구구절절 설명하거나 설득하려 애쓰지 않게 되었습니다.
여러분은 누구의 시선을 가장 의식하고 있나요?
어쩌면 그 사람을 사랑하기 때문에, 오히려 시선을 의식하고 있는 걸지도 모릅니다.
이제 시선을 의식하던 선택 대신 자유롭게 내 삶을 결정하는 선택을 해 보는 건 어떨까요.
※ <다시 쓰는 인생>은 자신과 대화하는 내면 대화 에세이입니다. 문장을 읽고, 질문에 답하면서 여러분의 해답을 발견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