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를 다시 보라 3
✒️ 다시 쓰는 인생 질문
떠올리면 마음이 따뜻해지는 기억은 무엇인가요?
그때의 나는 어떤 감정을 느꼈고, 그 경험은 인생에 어떤 의미로 남아있나요?
☘️작가의 해답 에세이
요즘처럼 삶이 버겁고 불확실할수록 사람들은 궁금해합니다.
"어떻게 하면 회복 탄력성을 가질 수 있을까요?"
회복탄력성은 밑바닥까지 떨어져도 꿋꿋하게 다시 튀어 오르는 힘이지요.
그 힘의 근원은 사랑과 행복의 기억이 아닐까요?
시간이 흘러도 마음 어딘가에 단단히 자리 잡은 버팀목처럼요.
그래서 저는 이렇게 말씀드리고 싶어요.
"경험을 이롭게 해석하는 능력을 키워보세요."
회복 탄력성을 가진 사람은 이런 특징을 가졌거든요.
- 삶의 의미를 부여할 때 왜곡하지 않는다.
- 경험을 해석할 때 왜곡하지 않는다.
여기서 왜곡은 '나와 다른 사람에게 이롭지 않다'는 의미로 보시면 됩니다.
예를 들면, 거래처 직원이 툴툴 거리는 말을 하는 상황에서 '저 사람은 왜 저렇게 툴툴거리냐. 다 힘들지 뭐.'라고 해석한다고 해봅시다.
자신에게도, 주변 사람에게도 이롭지 않은 해석이죠.
반대로 '어떤 부분이 불편할까? 내가 무엇을 도와주면 되지?'라고 해석하고 받아들이면 어떨까요?
자신은 물론 여러 사람에게도 이롭습니다.
살다 보면 이렇게 자잘한 시련과 역경들이 지속되는데요.
그때마다 걸려 넘어지면 얼마나 삶이 어려울까요.
'이롭게 해석하는 능력'을 기른다면 작은 걸림돌쯤은 거뜬히 넘을 수 있겠지요.
인생의 내리막길, 도저히 막을 수 없는 위기 앞에서도 이 능력은 큰 힘을 발휘할 겁니다.
같은 사건이라도 해석의 방향이 나를 지탱하기도, 무너뜨리기도 합니다.
이처럼 ‘삶의 의미와 해석’은 회복탄력성과 깊이 맞닿아 있습니다.
'나는 이미 왜곡된 의미를 부여하고 있는 것 같은데, 어떻게 하라는 거지?'
혹시, 이런 생각이 드신다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심리학자 아들러가 방법을 알려주었거든요.
"왜곡된 해석이 내려지는 상황을 재검토하고 오류를 인지하며 의식 안에 종합된 가치들을 수정해야 한다."
"자아와 인생관을 빠르게 이해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그의 기억을 살펴보는 것이다."
그래서 저는 ‘삶의 의미와 경험’을 이롭게 바꾸는 연습을 할 때 '내 안에 남아 있는 따뜻한 기억'을 불러냅니다.
이 연습은 왜곡된 의미를 바로잡는 좋은 출발점이 되거든요.
제 따뜻한 기억 속의 주요 인물은 아빠입니다.
어릴 적, 무주 구천동 계곡으로 온 가족이 놀러 간 적이 있습니다.
다른 건 잘 기억나지 않는데, 유독 아빠가 끓여준 하얀 김치찌개가 기억에 남아요.
매일 우리가 잘 때 나갔다가, 우리가 잘 때쯤 들어오는 아빠가, 대낮에 요리를 해주다니!
"아빠 뭐 만들어?"
"김치찌개."
펜션 마당의 작은 평상에 앉아 작은 도마 위에 통조림 햄을 올려 자르고, 여러 야채를 써는 낯선 모습이 신기했지요.
"아, 김치가 없네?"
그러다가 김치가 없다는 것을 뒤늦게 알아챘는데요.
저에게 늘 크고 완벽해 보이던 아빠가 실수하는 모습도 무척 새로웠습니다.
"그럼, 하얀 김치찌개네!"
김치찌개를 만드려고 했지만, 김치 빠진 김치찌개를 만들면서 까르르 웃었습니다.
아빠와 대화하고 웃으며 끊였던 하얀 김치찌개.
그 기억은 저에게 아빠와 교감하는, 행복한 순간으로 남았습니다.
또 다른 기억은 부모님과 처음 노래방에서 갔던 때인데요.
시골로 이사를 가고 나서, 부모님은 잠시 식당을 하셨거든요.
노래방은 그 식당에 포함되어 있었어요.
저는 '겨울아이'를 부르는 아빠의 모습을 잊을 수 없습니다.
사무적이고 때로는 엄했던 아빠가 마이크를 들고 노래를 한다고? 노래를!
파랑, 초록, 보라. 형형색색으로 돌아가는 미러볼 아래.
어둑한 방안을 가득 채우는 음악과 말할 때와는 다른 부드럽고 그윽한 노래하는 소리.
"겨울에 태어난 사랑스러운 당신은, 눈처럼 맑은 나만의 당신~"
아빠는 별다른 이유 없이, 애창곡이라 불렀을지도 모릅니다만 저에게는 눈물이 고이는 감동적인 선곡이었습니다.
엄마도 겨울에 태어났고, 저도 겨울에 태어났거든요.
아빠가 이 노래를 부른 이유는 엄마에게 들려주기 위해서라고 받아들였습니다.
엄마를 향한 아빠의 절절한 사랑고백처럼요.
서로 사랑하는 부모를 보는 것이 아이에게 뿌리 깊은 안정감과 행복을 준다고 하죠.
엄마에게 이입된 저는, 아빠의 사랑을 듬뿍 받는다고 느꼈지요.
지금도 떠올리면 웃음이 나고 마음이 따뜻해지는 기억들입니다.
여기서 재미있는 포인트는 여행지나 선물처럼 '돈으로 만든 경험'보다 엄마, 아빠의 '사랑을 느꼈던 경험, 행복했던 경험'이 더 강력한 힘을 지녔다는 겁니다.
사랑, 행복, 안정감 같은 감정들이요.
이 경험들을 이롭게 해석하게 되었고, '인생은 행복하구나, 세상에는 나를 무척 사랑하는 사람이 있구나.'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여러분도 마음이 따뜻해지는 기억들을 선명히 그려보세요.
그때 느낀 감정에 머물러보세요.
그 경험이 지금은 어떤 의미로 남아 있나요?
이 감정의 기억들은 여러분을 살게 하는 회복탄력성의 재료가 될 것입니다.
그리고 이롭게 의미를 부여하고, 해석하는 힘을 자라게 할 것입니다.
시간이 흘러도, 오래 남는 건 사랑, 행복과 같은 감정이니까요.
※ <다시 쓰는 인생>은 자신과 대화하는 내면 대화 에세이입니다. 문장을 읽고, 질문에 답하면서 여러분의 해답을 발견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