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 살고 싶은 사소한 이유

by 오복파크


그와 만나자마자 우유가 들어간 차 한잔씩을 마셨다. 종일 요리를 해서 몸은 피곤하고 작은 다툼에 지쳤고 우유 한 잔으로 배는 불러서 집에 가고 싶지만, 각자의 집으로 돌아가 헤어지는 게 아쉬워 밥을 먹으러 갔다. 둘 다 실은 배가 불렀지만 음식이 있으면 또 들어가게 마련이니까 시킨 음식을 다 먹었다.


다음 날 아침, 어제 먹은 음식이 소화가 안 된 것처럼 더부룩했다. 예민한 나는 한 번의 식사로도 몸이 반응한다. 평소의 나라면 어제 같은 상황에서 저녁 식사를 건너뛰었을 텐데. 밥을 안 먹고 그냥 집에 들어갔으면 좋았을 텐데. 집으로 함께 향하는 발걸음에는 아쉬움이 없을 테니까, 함께 들어간 집에서 서로가 더 편안한 상태를 선택할 수 있으니까. 그러고도 함께일 수 있으니까. 나는 이렇게나 사소한 이유로 그와 함께 살고 싶다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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