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천만 원을 들인 재현

결혼식을 완전히 이해함.

by 오복파크


결혼식의 1부가 끝나고 2부가 시작되었다. 2부를 여는 사회자의 멘트는 '자 이제 두 사람이 부부가 되었습니다.'였다. 풉. 만약 물을 마시고 있다면 물을 뿜었을 것이다. 결혼식이 '사회적 공표'의 역할이라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 말은 어긋난 이음새를 억지로 맞춰서 만든 장난감 블록 같았다.


식장에서 나와서 그 말을 다시 꺼내는 나에게 짝꿍은 '주체적 죽음'을 이야기했다. 나이가 들어서 몸이 아프고, 삶을 향한 마음이 정리가 되면 굶든, 안락사를 하든 내가 죽기로 선택할 수 있다는 개념이었는데, 이 말을 결혼으로 옮겨가 보면 두 사람이 평생을 함께 하기로 결심한 그 순간이 부부가 되는 것 아니겠느냐고 했다. 열정적인 한 사람의 프러포즈든, 사이좋은 두 사람의 약속이든.


그 순간 결혼식을 완전히 이해했다. 결혼식은 두 사람의 그 약속을 재현하는 것이구나. 그런데 몇 천만 원을 들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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