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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작가 Jan 30. 2020

약밍아웃? 약투가 뭐지?

작년, 유튜브에서 엄청난 근육질의 남자가 자신은 금지 약물들을 이용하여 몸을 만들었다고 고백한 영상을 우연히 본 적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채널은 불과 며칠 사이에 조회수, 구독자 수가 폭증했었죠. 심지어는 그 유튜브 채널을 구독하는 선수들까지도 많이 생겼다고 합니다. 

당시 사람들은 이를 보고 약밍아웃, 약투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냈습니다. 그리고 약물을 끊은 유튜버의 근육이 나날이 빠지고 있었지만 오히려 혈색과 멘탈이 좋아지는 것을 사람들이 보자 해당 유튜버에 더 열광하며 칭찬과 응원의 메시지를 아끼지 않았습니다. 

저는 군대 신검 몸무게가 46kg입니다. 당시 신검받기 전 삐쩍 마른 몸이 너무 창피해서 검사장 근처 어느 편의점에서 1000ml 우유를 다 마시고 검사장에 들어간 기억이 있네요.

그 후에 저는 보통사람의 체격을 갖기 위해 헬스클럽을 찾았습니다. 난생처음 간 헬스클럽이었는데, 스쿼트랙이 없고 스미스 머신만 있는 헬스클럽이었죠. 당시엔 그래도 정말 열심히 운동했었습니다.

1년, 2년... 시간이 지날수록 아주 조금씩 몸이 만들어졌습니다. 처음엔 보통사람의 체격을 가지고 싶었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몸이 만들어질수록 제겐 욕심이 생겼습니다.

"더 큰 근육질의 육체를 갖고 싶다!"

45kg에서 80kg으로 소위 근육 돼지, 살크업이라는 것도 해보고 남들에게 풍채 좋은 사람이란 소리도 들어볼 정도가 되어도 전 만족하지 않았습니다.

제 욕심이 어느덧 보디빌딩의 수준을 바라보고 있을 무렵 전문 선수들과 친해지게 되었고 운동도 보디빌딩 방식으로 하게 되었습니다.

제 입으로 말하긴 좀 그렇지만 단순히 몸 좋은 사람 수준은 이미 뛰어넘었었고 준보디빌더급 몸이 되자 선수 욕심도 생기게 됩니다. 

그때 제 생각은 금지 약물은 자신 없는 선수들만 하는 것인 줄만 았았습니다.

전 어리석게도 내 근성과 노력이 금지 약물을 복용하는 선수들과는 다르다고 생각했었죠. 

"내 근성과 노력은 너희들하곤 차원이 달라."하고 말이죠. 저는 우물 안 개구리였습니다. 운동을 죽어라 했습니다. 지금 생각해도 여한이 없을 정도로 정말 원 없이 했습니다. 더 큰 몸 더 강한 몸을 갖기 위해. 대회에 나갈 클라스의 몸을 만들기 위해.

플랫 덤벨 프레스를 하다 늑골 신경통에 걸려 몇 달 고생도 해보고, 스쿼트 하다 토하기도 했고, 몇 번 기절한 적도 있었죠. 

하지만 거울 앞에 제 모습은.... 시합에 출전하는 선수들과는 경쟁이 되질 않았습니다. 아니 턱없이 부족했다고 표현을 해야 맞겠네요.

하루 일곱 번 식사, 상당한 운동량, 운동 내용.....

이상했습니다. 제겐 뭐 하나 부족한 것이 없었는데 제 몸은 더 이상 발전하지는 않았습니다. 명확한 한계가 있었습니다. 그 단계를 아무리 발버둥 치고 해 봐도 올라갈 수가 없었죠.

그러다가 정말 크게 다치는 일이 생겨 운동을 1년 이상 쉬게 됩니다. 이게 내 운인가 보다. 이게 내 한계인가 보다. 그래 그냥 내 본업이나 열심히 하자고 생각했습니다.

시간이 흐른 후 보디빌딩 선수들이 금지 약물을 많이 한다는 걸 인터넷에서 그들의 고백을 통해 알게 되었습니다. 제가 선수들과 친하게 지내며 운동할 당시 그들이 말해주지 않았던 것들을 이제야 알게 된 거죠. 

"아! 그랬구나. 내가 되지도 않는 싸움을 한 거였구나."

지금 저는 운동에 대한 생각이 완전히 뒤바뀌었습니다. 보디빌더의 몸은 솔직히 보기에는 멋있지만 그 몸을 추구하지 않습니다. 아니 오히려 추구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몸을 가지려면 약물을 해야 하고 장기에 무리 오는 식단, 과한 운동량을 전부다 소화해 내야 하니까요.


그렇다면, 약물이 아닌 최고의 식단, 최상의 운동법으로 본인 기준 내추럴 맥시멈 상태의 몸을 추구하는 것은 어떠할까요? 

좋습니다! 하지만 이 역시 건강상 몸에 무리가 많이 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사실입니다. 약물을 사용한 사람만큼은 아니겠지만 내추럴 맥시멈 상태라면 식단으로만 몸을 맥시멈 상태까지 만들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그러려면 엄청난 양의 단백질과 탄수화물을 매일 섭취해야만 그렇게 만들어집니다. 먹지 않고는 불가능합니다. 이것을 몇 년, 십몇년, 수십 년 동안 이런 식으로 운동한다면 훗날 큰 병에 걸리거나 장기가 상하게 될 가능성이 농후합니다. 과도한 단백질과 탄수화물 섭취가 주는 우리 몸에 대한 영향은 그냥 구글링에 쳐봐도 분명한 팩트입니다. 의사들이 그렇게 말하며, 건강 방송 채널에서도 여러 번 다룬 내용이죠.


운동이란 

어떤 운동 종목에 대한 역량의 업그레이드, 근육의 성장, 다이어트, 근지구력 성장, 근력의 성장 등등..... 여러 가지 목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최소한 저에게 있어서 가장 효율적이고 합리적인 운동법은 제 건강을 위해서 하는 운동이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제 기준입니다) 

여러 대중 매체들, 외모지상주의의 사회적 시선, 건강한 몸보다는 멋지고 예쁜 몸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은 날이 갈수록 높아져만 갑니다. 남성들은 근육질의 몸매, 여성들은 보다 날씬한 몸매. 하지만 나는 사람들이 더 중요한 것을 볼 줄 아는 안목이 생기고, 깨달았으면 하는 바입니다.

어디서 많이 본 내용이죠? 오늘이 건강을 지킬 수 있는 가장 빠른 날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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