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제주에서 회상되는 과거와 새로운 시작.
한국사람에게 제주도란,
가깝지만 멀고, 익숙하지만 특별한 곳이다.
그래서 그 곳에 얽힌 추억들이 누구나 하나쯤은 있다.
영화는 제주도의 한 게스트하우스를 배경으로 펼쳐진다.
게스트하우스 주인부부인 정봉(임원희)과 성혜(신소율)는 몇 년 전 인도여행에서 처음 만나, 제주도에서 우연히 재회하게 되고 운명이라고 느낀 두 사람은 결혼하여 벌써 2년 째 제주도에서 알콩달콩 살고 있다. 그러던 어느 늦은 여름날, 한 남자 인구(전석호)에 이어서 친구사이인 두 여자 채윤(정연주), 하서(권하서)가 투숙객으로 방문하게된다.
사실 성혜와 인구는 연인사이였다.
인구는 홀연히 사라진 그녀에게 갑자기 떠나버린 이유라도 듣고싶어하지만,
성혜는 이제와서 굳이 그런얘기를 하고싶지 않다.
두 사람 모두, 마음이 싱숭생숭하다.
그리고 정봉과 채윤은 그렇고 그런 사이였다.
옛 직장에서 채윤의 선배였던 정봉은 그녀를 짝사랑하던 중
채윤의 실수를 대신하여 퇴직을 당해 두 사람은 자연스레 멀어졌다.
이 두 사람도, 마음이 싱숭생숭하다.
다소 위험한 사각관계를 보완해주는 빛나는 친구들.
정봉의 이웃 서핑강사 승수(허동원)와 하서, 보은(조선묵)은
이들의 관계가 적절히 무뎌지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게다가 이들이 그려내는 적당한 해학이있다.
관광객을 대하는 제주도민의 호객행위와 오로지 온라인 검색에만
몰두하는 관광객 등 깨알같은 해학이 감칠맛 나는 전개를 돕는다.
제주도의 아름다운 풍경.
이 영화는 스토리를 떠나 제주도의 다채로운 늦여름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 만으로도 관객에게 충분한 힐링을 줄 수 있다.
제주해변의 파도소리, 서핑하는 사람들, 갈대숲을 이룬 오름까지
옛 추억을 회상하기에 적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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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극적이지 않은 잔잔한 느낌을 좋아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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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제주도에서 그 사람과의 추억이 떠오른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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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에서 완도로 가는 배를 탄다면, 숙소는 완도네시아로."
'재회'라는 단어가 주는 아찔함이란.
서핑할 땐 '지나간 파도'에 연연하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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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0 / 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