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극적인 막장 스토리를 배우들의 매력으로 흥미롭게.
매력적인 배우들.
세련된 영상미와 미장센.
아무리 그래도 <나를 찾아줘>랑 비교하다니.
남편과 사별하고 브이로그를 운영하며 나름 열심히 살아가는 싱글맘 스테파니(안나 켄드릭)와 강렬한 향수가 어울리고 독한 마티니를 즐기며 멋진 남편(헨리 골딩)까지 모든걸 다 가진 듯 보이는 커리어 우먼 에밀리(블레이크 라이블리)가 아이들을 계기로 친구가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우선 재밌다.
지루할 틈 없이, 스릴있게 전개된다.
어디서 많이 본 듯 소재가 상당히 익숙하다.
우리나라의 자극적인 아침드라마 혹은 '왔다! 장보리' 같은 막장 주말드라마의 헐리웃 영화버전이라고나 할까. 출생의 비밀이라던지 얼굴에 점을 찍고 나타난 '아내의 유혹'의 민소희 같은 느낌 말이다. 그런 의미로 뻔한 전개지만 끝이 궁금하긴하다. 점점 막장으로 치닫다 후반부에서 반전이라는 이름으로 포장한 다소 억지스런 요소들이 조금 불편하긴 했으나, 벌려놓은 것 치고 결말은 제법 깔끔했다.
배우들이 살렸다.
만약 배우들이 매력적이지 않았다면,
북미 박스오피스 역주행은 커녕 국내에선 개봉조차 안했을 듯 싶다. 특히 안나 켄드릭은 귀엽고 사랑스러우며 작은 체구임에도 아주 섹시하고, 때론 억척스러운 모습까지 다양한 면모로 관객을 유혹한다. 블레이크 라이블리는 비주얼 그 자체만으로 에밀리였으며,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스>로 친숙해진 션 역의 헨리 골딩도 맞는 옷을 입은 느낌이었다. 게다가 영화의 화면은 전체적으로 모던한 느낌으로, 세련미가 돋보이면서도 자연의 초록색감까지 다양하게 담아낸 영상미가 눈을 즐겁게 한다.
여성의 삶에 대하여.
전업주부는 쉬운줄 아냐는 스테파니의 흘러가듯 던진 대사와 에밀리의 직장, 육아에 대한 고민과 어려움 호소. 그리고 이어지는 스트레스와 정신질환 등. 오히려 너무 대놓고 직접적으로 표현한 <툴리>보다 이 민감한 이슈에 대하여 한 바퀴 돌려 더 임팩트있게 문제인식을 할 수 있도록 돕고, 시원한 펀치를 날리는 사이다 장면들도 나름 통쾌하다. 게다가 걸크러쉬 서양여성과 매력적인 동양남성과의 러브라인 설정도 나름 신선하다. 표면적으로 남녀의 온도차를 드러내지 않으면서 상당히 영리하고 교묘하게 잘 만든 느낌의 영화다. 시각에 따라 호불호가 강할 것으로 보인다.
스테파니의 교육법.
짧지만 가장 인상적인 장면이었다.
나와 말하고 싶지 않다는 아이의 옆에 털썩 앉아서는,
"너가 아무리 이상하게 굴어도, 난 알아. 넌 좋은아이라는거."
"계속 기분이 풀리지 않으면, 아무 말도 없이 그냥 있자."
"그리고 잔디가 자라는 것을 가만히 바라보자."
저런말을 할 수도 있구나, 저게 교육이지. 싶었다.
이럴 때 선진국의 수준과 우월함을 느낀다.
"재미있지만, 전작 스파이식의 유머는 글쎄."
"나를 찾아줘는 명작인데, 데이빗 핀처에게 모욕감을."
"최고의 반전은 청소년관람불가."
☆ 3.5 / 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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