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법지대의 싸늘함 속 인간의 번뇌에 대하여
<시카리오: 암살자의 도시, 2015>
도시에서,
법과 정의 따위는 개나줘, 멕시코 카르텔.
무법지대의 규율을 어기면 싸늘한 시신이 되는.
정의감에 불타오른 FBI 요원을 늑대소굴속에서
무력감과 공포심으로 가득한 여성으로 만들기까지.
천재감독 드니 빌뇌브.
포스트 놀란이라길래 놀란 기억이.
다소 답답한 전개로 동의할 수준은 아니었지만,
총질 칼질의 절제미, 사운드, 배우들의 눈빛만으로
이 정도의 서스펜스를 만들어내다니. 싸늘한 결말까지.
단순 범죄영화인가?
첩보액션인가, 스릴러인가, 복수극인가
혼란스럽지만 엔딩크레딧을 향해 끌려가다보면
결국은 그냥 인생을 압축한 휴먼드라마 같다는 생각이.
케이트(에밀리 블런트)의 짙고 푸른 눈동자가
겁에 질린 소녀의 눈빛으로 변하는 과정에서,
인간이 얼마나 연약하고 가녀린 존재인지.
알레한드로(베니시오 델 토로)의 게슴츠레 뜬 눈.
보이지 않는 눈동자 안에 숨겨진 극악무도함.
그의 표현대로 지극히 개인적인, 잊지 않은 과거.
(아재간지 폭발하는 독보적 하드캐리)
"작은 도시로 가. 아직 법이 살아있는."
(다시 생각하면, 큰 도시에선 법이 살아있을 수 없다는.)
"You will not survive here. You are not a wolf, and this is a land of wolves now."
감독 드니 빌뇌브
출연 에밀리 블런트, 베니시오 델 토로, 조슈 브롤린
제작 2015 , 121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