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이 만든 기억, 중년배우가 된 러브레터의 첫사랑 숙녀.
<나비잠, 2017> #VIP시사회 #2018.09.06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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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속해도.
우연이 모든걸 시작했다면,
기억은 모든걸 책임져야 한다.
대학에서 초빙교수로 재직중인 소설가 료코(나카야마 미호)
오직 같은 만년필로만 소설을 쓰고, 서재방에서 책의 위치를
눈으로 보지 않고 촉감으로도 찾을 수 있는 완벽주의자.
일본문학이 좋아 유학을 왔지만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다가
본연의 신분을 잊고 카지노에서 등록금을 탕진하고 식당에서 일을 하며 생계을 이어가는 한국인 유학생 찬해.(김재욱)
어느 날,
찬해가 일하는 선술집에 우연히 방문하게된 료코,
마침 그 곳에서 료코는 소중한 만년필을 잃어버리고,
이를 찬해가 우연히 찾아 돌려주며 둘의 만남은 시작된다.
찬해는 료코의 반려견 톤보를 산책시키고,
인간미 없는 료코의 서재방을 다채롭게 재배치하는
작업을 하게되며 두 사람은 급속도로 가까워지지만,
료코의 알츠하이머 증세가 갈수록 악화되어간다.
함께 쓰는 마지막 소설.
료코는 말로, 찬해는 글로,
둘은 함께 <영원의 기억>을 써내려간다.
그 과정에서 기억을 잃어가는 료코는 찬해만이 알아볼 수 있는 틀린 한자 넣기, '우연의 도서관' 그라데이션 등 둘만의 흔적을 몰래 남긴다.
그리고 엔딩으로 가기까지...
어쩌면 뻔한 이야기.
일본영화 특유의 잔잔하고 느릿한 전개,
스토리가 주는 특별한 감동은 없을 수 있으나,
교토의 어느 평화로운 시골마을속에 들어와있는 듯
수채화처럼 아름다운 료코의 집 전경과 소설 속 초록색 숲,
꽃미남 멜로장인 찬해까지 시각적인 이미지가 예쁜 작품이다.
(나비잠, 아기처럼 양팔벌려 잠든 료코의 사랑스런 모습까지)
러브레터의 나카야마 미호.
23년전 설원에서 오겡끼데스까를 외치던 앳된 소녀가,
한 마디의 말조차 필요없는 깊은 눈망울로 감정을 표현하는
아름다운 중년 배우로 변해간 모습에서 뭔지 모를 아련한 감정이.
관객에게 억지 눈물을 강요하지 않기 때문에,
절제된 표현이 누군가에게는 더욱 슬프게 보일지도.
(엔딩 크레딧에서 크게 오열하시는 분들이 꽤 계셨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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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하지 못하지만 기억해"
상영 전 무대인사를 끝내고,
감독님과 주연배우님이 뒷자리에서 관객과 함께 영화를 보는,
참된 시사회 같은 이 느낌적인 느낌은 언제나 영광이고 특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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