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론을 낼 수 없는 이야기. 그래도. "살아, 남은아이"
<살아남은 아이, 2018>
아들이 죽음으로서 살려준 아이.(기현, 성유빈배우)
홀로 남겨진 그 아이에게 먼저 손을 건넨 아저씨.
(성철, 최무성배우)
꼴도 보기 싫은 그 아이에게 점차 마음이 열리는 기현엄마.(미숙, 김여진배우)
인테리어가게 사장님 성철은,
자퇴하고 오토바이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는
기현에게 아버지처럼 잘 챙겨주고,
기현도 성철과 그의 아내 미숙에게 마음을 열지만,
가까워질수록 숨기고 있던 사실에 대한
죄책감이 커져만 가고...
결국 그 무게를 견디지 못한 기현은
그 때 그 일을 사실대로 털어놓게 되는데...
18살 소년이 감당하기엔 너무나 커다란 일.
사실을 외쳐도 다수의 사회에서 용인하지 않으면,
가려지는 진실.
나는 기현의 입장에서 바라봤다.
"그럼 도대체 나보고 어떡하라는거야?"
이 상황에 처한 나라면 분명 이렇게 소리쳤을 것이다.
그러나, 기현은 그러지않았다. 아니 그럴 수 없었다.
(성선설을 주장해도 반박할 수 없을 정도였다.)
뒤죽박죽.
상실, 고통, 용서, 위로, 용기, 배신...
여러 단어들이 머릿속에서 갈팡질팡,
쉽사리 조합이 되지 않는 이 기분에서.
결론을 낼 수 없고,
어떤 질문도 던질 수 없는.
씁쓸하고 답답하고 속상하고.
(미움받을용기는 접어둬야했을까.)
배우들의 연기력.
이게 배우구나, 이런게 연기구나.
최무성, 김여진, 그리고 성유빈.
(단순 아역배우가 아니었던.)
2시간, 숨죽이는 몰입감.
러닝타임 내내 잡생각이 사라진.
딱히 스펙타클하진 않지만, 끊임없는 텐션.
(마침표는 없었던, 가장 최선의 엔딩까지.)
카피영화다 뭐다 말들이 많지만.
결여된 진실 속 우리사회의 민낯을,
색이 짙은 인물 설정과 표현력에 큰 공감을.
조심스레 한 줄 평.
"살아. 남은아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