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행복이 먼저다.
너무나도 당연하겠지만 나의 행복을 먼저 선택해야 한다. 사회에 속한 우리들은 사회에 대한 희생과 헌신을 강요받곤 한다. 사실 국가라고 하는 리바이어던은 실체 하지 않는 존재다. 하지만 인류 문명은 발전의 과정에서 부침을 겪고 특히 전쟁으로 인해 개인의 삶이 불행해지는 경우를 많이 겪다 보니 자연스럽게 강력한 군사력을 지닌 사회가 개인의 행복을 지켜줄 수 있을 것으로 믿게 되었다. 그러다 보니 강력한 군사력을 보유하기 위해 징병제, 국가 총력전에서의 개인의 희생 강요 등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졌다. 결국 우리는 존재하지도 않는 허상의 존재인 국가의 복속물, 도구로 전락해 버렸다. 그런데 도대체 전쟁은 누가 왜 하는 것인가? 전쟁의 기원에 대해서는 여러 설이 있지만 그중에서도 경제적인 것이 가장 큰 이유라고 할 수 있다. 인류가 모두 합심하여 겨우 먹고 살 때는 전쟁 같은 것이 없었다. 하지만 농업 혁명 등으로 인해 잉여 생산물이 발생하자 권력의 차이가 생기게 되었고, 생산 수단을 누가 갖느냐에 따라 결국 지배 계층과 피지배 계층이 발생한다. 이후에는 더 많은 생산 수단을 갖고, 잉여 생산물을 획득하기 위한 전쟁이 발생한다. 특히 초창기 생산 수단이라고 하면 결국 비옥한 땅이기 때문에 비옥한 땅을 가지려 전쟁이 일어났다. 지금에 와서도 중동 지역과 동유럽 지역에 끊임없이 전쟁이 일어나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생산 수단의 차지 때문이다. 가령 중동은 대표적으로 유전을 차지하기 위해 후세인이 쿠웨이트를 침공하다가 이라크 전쟁이 일어났었고, 이스라엘의 창건으로 인해 발생한 4번의 중동전쟁 모두 이념적, 종교적 이유가 있다고 하지만 결국 이스라엘이 그 일대에서 확장될 경우 생산 수단을 빼앗길 두려움 때문이 컸다고 본다. 최근의 우크라이나 전쟁 역시 러시아의 민족적, 종교적 이유 등은 그저 이 모든 전쟁을 정당화할 구실에 불과한 것이고 우크라이나에 있는 여러 자원들을 탐낸 푸틴의 생산 수단 확보 전쟁이라고 할 수 있겠다. 여기서 국내 정치적 상황과 연결되는 것은 당연하다. 역사에서 가정이라는 것이 없지만 한 번 상상을 해보자. 모두가 행복하고 자기 것에 만족하며 남의 것을 탐내지 않는다면 이러한 전쟁이 왜 필요한가. 그리고 전쟁을 일으키는 것은 결국 지배 계층이지만 사실 전쟁을 수행하고 죽어나가는 고통은 모두 피지배 계층이 겪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피지배 계층은 지난 오랜 인류의 역사 속에서 어리석은 도구가 되는 삶을 선택했나. 이것은 인간의 진화와 관련이 있다. 사회적 동물로 진화하는 인간은 어떠한 사회에 속해야지만 안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사실 초창기엔 정말 그랬다. 마을에서 추방된다는 것은 결국 무시무시한 동물들이 포진한 안전하지 못한 정글로 나가야 함을 의미하며 이는 곧 죽음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사회가 요구하는 일종의 충성심이 클루지처럼 진화한 것이다. 하지만 현대 사회는 조금 다르다. 발전된 사회일수록 사회의 역할은 적고 개인의 역할이 커진다. 특히나 다양한 행위자가 국제 정치적으로 등장하면서 한 개인이 곧 행위자가 될 수도 있을 만큼 개인의 역량이 커졌다. 우리는 딱히 어디에 속하지 않아도 기본적으로 인권을 보장받을 수 있는 사회에 있다. 되레 특정 사회에 속함으로써 인권이 상실되는 경우가 있게 된다. 예를 들어 북한에 태어났다는 이유로 북한 사람이 된 북한 주민들은 북한에서 태어나 인권 침해를 받는다. 그들이 만약 북한이 아닌 다른 나라에 태어났다면 인권이 그렇게까지 침해되지 않았을 것이다. 오히려 북한 사회에 속한 것이 그들에겐 고통이다. 그리고 지금 세계는 개인의 인권을 더욱 보장하고 행복을 추구하는 사회로 발전하고 있고 그런 나라가 더 많기 때문에 인류 역사상 어찌 보면 처음으로 사회가 아닌 개인의 행복을 당당하게 추구할 수 있는 기회가 왔을지 모른다. 이런 생각을 하는 나조차도 내가 중세 시대에 태어났다면 과연 왕에게 대항해서 개인의 인권과 행복 추구권을 주장할 수 있었을지 의문이 든다는 점에서 옛 조상들이 용기 없음을 지적하기보다 시스템적인 한계를 말하고 지금이 기회라고 하는 것이다.
* 행복한 아빠 불행한 아빠 연재는 구상하고 있던 책 내용을 조금은 즉흥적으로 써 내려가는 중으로 다소 연재간 논리성이 없거나 날것의 주장이 있을 수 있습니다. 좋은 의견 나눠주신다면 후에 책으로 낼 때 더 많이 도움이 될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