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교육의 현실
교육은 인간이 이 지구상 최상위 포식자, 최강의 종족이 될 수 있도록 기여한 핵심적인 부분이다. 우연하게 습득한 어떤 기술, 지식 등이 글과 말로 전수되어 누적된 것이 수십 만년이다. 최근에 일부 종에서 기술의 전수가 이루어진다는 놀라운 사실을 발견한 바 있지만 문제는 그것을 전수하는 교육자가 아무리 잘 전수해도 다음 세대에서 그것을 동일하게 전수하기란 쉽지 않다. 그것은 바로 글, 영상 등과 같이 기록으로 남아야만 전수가 가능하며, 전수된 것을 익히고 배워 후세대에 또 교육을 통해 전수해 줄 수 있는 사회 시스템을 갖춰야지만 가능하기 때문이다. 오로지 지구상에서는 인간만이 그것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초의 교육은 분명 가정 내에서 이루어졌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제대로 된 교육, 생존에 필요한 진짜 교육을 하는 가정이 더 척박한 환경 속에서 생존의 가능성을 높였을 것이다. 나중에 가서는 이런 과정에서 습득된 지식에 관한 권력이 정치체계로의 발전으로 이루어졌고 왕정이 생기고 나서는 교육을 어느 정도 통제하는 우민정책을 통해 지속적으로 자신들의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했을 것이다. 하지만 산업화 사회에 도달하면서 많은 인력이 필요하게 되었고 가정에서 가내수공업, 농업 등으로 이루어지던 수준의 교육으로는 산업화 일꾼을 양성하기 어려워 공교육 제대고 시작되었고 지금의 공교육 체계가 사회의 기본 제도로 자리 잡게 되었다. 초창기 공교육 체계에서 국민에게 가르치는 것은 결국 국가에 대한 충성, 산업화 사회에서 필요한 일꾼이 되기 위한 기술 교육 등이 주를 이루었을 테지만 산업 자체가 고도로 발전되고 정보화되면서 인력의 수준도 더 높은 수준을 요구하게 되자 교육의 수준도 높아졌다. 지금 공교육에서 가르치는 교육의 수준은 과거의 그것과 비교하면 정말이지 너무나도 높은 수준이다. 만유인력의 법칙을 발견한 뉴튼 조차도 지금 우리나라 수능의 물리2를 풀어보라고 하면 절반도 맞추지 못할 것이다. 문제는 교육 수준이 아무리 높아진다고 하더라도 그 본질적인 목적은 변화가 없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헌법 31조에는 교육받을 권리를 명시하고 있다. 초등교육까지가 의무교육(적어도~라고 표현되어 있다.)이며, 국가의 역할 중에는 평생교육을 진흥해야 한다고 되어 있다. 또한 교육기본법 제2조(교육이념)에는 "교육은 홍익인간(弘益人間)의 이념 아래 모든 국민으로 하여금 인격을 도야(陶冶)하고 자주적 생활능력과 민주시민으로서 필요한 자질을 갖추게 함으로써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게 하고 민주국가의 발전과 인류공영(人類共榮)의 이상을 실현하는 데에 이바지하게 함을 목적으로 한다."라고 되어 있다. 인격을 도야하고 자주적 생활능력까지는 개인의 삶에 관한 것이고 그 이후 민주시민으로서 필요한 자질, 민주국가 발전, 인류공영의 이상을 실현은 모두 공동체에 관련한 것이다. 이러한 이념에서 말하고자 하는 것은 결국 공동체와 화합하여 살 수 있는 수준의 인격과 도덕성을 갖춘 인간을 기본으로 하여 그 역량을 국가, 세계를 위해 발현하기 위해 교육을 시킨다는데 목적이 있다고 볼 수 있다. 물론 훌륭한 교육철학자들에 의해서 산업화의 일꾼으로만 편향된 교육이 아닌 개인의 행복, 개인의 성공을 위한 균형 있는 교육 체계를 만들기 위해 무던히 노력했다. 독일 같은 경우는 직업 교육 면에서 세계 최고라고 알려져 있지만 2차 세계 대전 이후 교육의 실패에 의해 발생한 이 참화를 반성하고 극복하기 위해 교육에 있어서 혁신을 가져왔다. 인간을 도구로 성장시키는 것이 아닌 한 개인으로서 자아를 갖고 자신의 삶을 잘 영위할 수 있는 '인간'으로 먼저 성장시키는데 주력하고 있다.
안타깝게도 우리나라는 전후 국가 재건을 위해 산업화에 몰두한 나머지 서양권에서 겪었던 오랜 시간의 진통과 성장이 부족했다고 생각된다. 그 결과 21세기에도 여전히 교육은 산업 일군을 성장시키는데 주력하고 있다. 입시 전쟁으로 요즘은 유치원생들도 입시반이 있다고 하니 가히 충격적이다. 그렇게 성장하는 아이들이 커서 무엇이 될까? 직업 특성상 젊은 청년들과 대화할 기회가 정말 많았다. 20대 젊은 대한민국 청년의 특성을 한 마디로 하자면 자기 이해 부족이라고 생각한다. 성장하는 그 어느 과정에서도 자기 자신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자신의 삶을 스스로 선택하여 도전 정신을 갖고 행복한 삶을 살고 또 그런 과정에서 사회에도 기여할 수 있는 가르침을 주지 않는다. 오직 입시만 강조하다 보니 도구로서의 문제 풀이 능력은 세계 최고라고 자부할 수 있을지 모르겠으나 그것을 왜 하는지에 대한 질문을 하면 말문이 막히는 경우가 허다하다. 부모가 만들어놓은 길을 따라 혹은 사회에서 좋다고 포장해 놓은 길을 따라가야지만 마치 성공한 인생인 것 마냥 만들어 놓았다. 고등학교 입시 성적이 인생의 성패를 좌우한다고 할 정도다. 물론 학생의 본분은 공부다. 공부를 통해서 우리는 단순히 좋은 대학에 가는 것뿐 아니라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것은 사실이다. 어려운 문제를 풀어내기 위해 끈기를 갖고 도전하는 정신도 배워볼 수 있고, 그 모든 과정을 겪는 인내심을 배우는 것도 사실이다. 문제는 이 모든 것이 왜 하는지에 대한 질문 없이 이루어진다는데 있다. 도대체 왜 우리는 왜를 가르쳐주지 않을까. 국가적 재난인 세월호에 대한 얘기를 꺼내는 것은 정말이지 조심스럽지만 나는 세월호 사건을 보면서 배가 물에 잠기고 있는데도 어른들이 기다리라고 하는 말을 듣고 객실에 대기했던 학생들을 보며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오히려 당시 왜 남아있어야 하는지 의문을 품고 복도로 나와 갑판으로 올라온 학생들이 생존했다고 한다. 우리 교육은 강한 주입식이다. 모든 면에서 왜라는 질문을 하기보다는 그때그때 사회의 선호에 따라 강요하는 교육이 일반적이다. 동성애와 같은 심오한 내용도 학생들에게 왜라는 질문을 던지기 전에 동성애를 할 수도 있다. 그게 나쁜 것이 아니다. 자연스러운 것이라고 주입식으로 가르친다. 아이들은 영문도 모른 채 동성애는 좋은 것이다라고 배워버리는 것이다. 동성애를 반대하고자 이 말을 하는 것이 아니다. 동성애에 대한 질문은 자기 자신에 대해서도 너무나 중요한 질문이기 때문에 그런 질문의 과정을 겪어야지만 올바른 정체성(그것이 이성애건, 양성애건, 동성애건 자신이 '선택' 한 것을 올바르다고 표현하였음.)을 가질 수 있는 것이다. 자신에 대한 제대로 된 질문 조차하지 못하는 이 교육은 도대체 누구를 위한 것인가? 그나마 요즘의 MZ세대들은 질문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MZ세대들이 가진 의문들은 사실 공교육에 의한 것이 아니라 소셜 미디어와 같은 매체에 의한 것이라고 봐야 하지 않을까?
지금 대한민국의 아빠들은 이러한 교육을 전혀 받지 못한 세대들이다. 하지만 지금 세상은 변했다. MZ세대, 알파 세대를 보면서 아빠들이 반문하기 시작했다. 직장에서 가정에서 지금까지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것들에 대해 MZ세대가 질문을 던지니 당황하기 시작했다. MZ세대들을 비난하며 꼰대짓을 하고 여전히 왜 이런 질문을 하는지에 대해서 영문도 모른 채 자기 논리에 맞추려는 아빠들도 태반이지만 그들의 말에 귀 기울이고 왜 이런 질문이 나왔는지 돌아보는 아빠들이 생기기 시작했다. 이것은 분명 좋은 변화다. 안타까운 것은 그들이 변화하기에는 너무 멀리 와버렸기에 돌아가는 것이 쉽지 않다는 데 있다. 그래도 나는 이 시대의 아빠들을 응원한다. 우리가 변해야 한다. 우리가 양육하고 있는 MZ세대 혹은 알파 세대에게 제대로 된 질문을 할 수 있는 가정교육의 기회를 줘야 한다. 공교육은 이미 무너졌다. 교권도 무너지고 심지어 마약 사범이 학교에까지 그 마수를 뻗치고 있다. 학교 폭력이 횡행하는 시대다. 이렇게 된 이유가 도대체 무엇인지 질문해 보아야 한다. 나에 대한 심도 있는 질문을 하고 날것의 나를 마주한 사람은 결코 그런 행동을 할 수 없다. 이 모든 문제는 나에 대해 질문하기를 포기하고 사회의 구성원, 도구로서의 역할만 강조하는 이 시대에 부적응한 피해자들에 의한 것일 뿐이다. 그들은 분명 가해자지만 피해자이기도 한다. 내가 사회에 어떤 사람으로 기여하기를 배우기 이전에 내가 어떤 사람인지를 먼저 배워야 하는 것이 순리 아닐까? 내가 가진 달란트를 가지고 사회에 기여도 하는 것이지 내 달란트가 무엇인지 나의 사명이 무엇인지 내 존재에 대한 깨달음도 알지 못하는 아이들에게 이 사회는 의사, 변호사, 프로그래머, 사업가가 되라고 먼저 가르친다. 그런 우리 아빠들 역시 그 믿음으로 살아왔다. 이제는 이 잘못된 유산을 끊어내야 한다. 사회에서는 이것이 이뤄지기 어렵다. 기다리고 있을 수 없다. 가정에서 지금 즉시 이뤄져야 할 변화이고 혁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