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된 낙원

by 제주 아빠

2047년, 지구의 날씨는 여전히 아름다웠다.

하지만 김지수는 그것을 몰랐다. 정확히는, 알 필요가 없었다. 그녀의 세계는 가로 7.8센티미터, 세로 16.9센티미터였다. 그 직사각형 안에 바다가 있었고, 숲이 있었고, 연애와 웃음과 눈물이 있었다. 오늘도 그녀는 소파에 비스듬히 누워 엄지손가락을 움직이고 있었다. 창밖에 5월의 바람이 지나갔지만 커튼은 닫혀 있었다. 언제부터 닫아두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았다.

화면 속에서 몰디브의 에메랄드빛 수면이 찰랑였다. 인플루언서 @해피트래블러가 백사장 위를 맨발로 걷고 있었다. 모래가 발가락 사이로 파고드는 감촉이 화면 너머로도 느껴지는 것 같았다. 지수는 자신도 모르게 발가락을 오므렸다. 발바닥에 닿은 건 보풀이 일어난 양말과 차가운 장판이었다. 좋아요를 눌렀다. 알고리즘은 0.3초 만에 반응했다. 몰디브 감성 디퓨저, 리조트 패턴 수영복, 야자수 프린트 쿠션. 그녀는 세 개를 장바구니에 담고 두 개를 결제했다. 결제 버튼을 누르는 순간, 이상하게 기분이 좀 나아졌다. 뭔가를 해낸 것 같은 느낌. 어딘가를 향해 한 발짝 다가간 것 같은 느낌. 그 느낌이 가시기 전에 다음 영상이 올라왔다.

지금 바로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가 되어
멤버십 특별 연재 콘텐츠를 모두 만나 보세요.

brunch membership
제주 아빠작가님의 멤버십을 시작해 보세요!

아빠 육아휴직자 제주살이 이야기, 행복한 부부의 사랑 이야기, 행복전도사의 나를 깨닫고 행복하게 사는 이야기, 전원주택에서의 삶을 전해드립니다. 목표는 브런치 공식 애처가 입니다.

353 구독자

오직 멤버십 구독자만 볼 수 있는,
이 작가의 특별 연재 콘텐츠

  • 최근 30일간 5개의 멤버십 콘텐츠 발행
  • 총 5개의 혜택 콘텐츠
최신 발행글 더보기
매거진의 이전글구경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