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학(晩學)의

늦깎이 공붓벌레 엄마를 응원하며...

by 제주 아빠

* Clark Young(Unsplash)


짧게 자른 단발머리
풋풋한 여고시절
딸은 대학도 가기 쉽지 않던
서럽고도 서러운 그 시절

라디오에서 들려오는 합격자 발표에 기쁨도 잠시 생면부지의 지아비 만나 살아온 세월
공자 선생 15세에 지우학이라 내 나이 25세에 종학이라.

손에서 펜대 떨어져 나가니
쥐어진 것은 애기 젖병, 청소기, 빨래라...
고졸의 학력이 아들에게 딸에게 부끄럼 될까 조마조마 학부모 되어서도 놓지 못한 그 꿈

오십 청춘 그 시절 새록새록 기억나니
이제는 안 되겠다. 도전의 연속이라.
어깨에 짊어진 아들, 딸 무게에 고난의 주부생활
이것도 버거운데 국문학 책 무게는 왜 이리도 무겁더냐...

돌아오는 내 인생 그 무게
C, D, C, D, C, D...

어느덧 보상받은 내 청춘 아름답다.
빛나는 졸업장 내 손에 쥐어지니
나도 이제 대졸 엄마 아들, 딸아 보아라.
아. 아. 이루었도다. 30년 전 나의 꿈을
지금 와서 더 빛나는 그 꿈 이름 만학(晩學)의 꿈





이 시는 십여 년 전 어머니가 방송통신대를 졸업하는 날 낭독했던 헌시입니다.

은퇴하고 제주도에서 새로운 삶을 살아보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어머니가 생각나서

응원하는 마음으로 옛 기억을 떠올려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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