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0월 1일 기준, 생존자 6명

[간단후쿠], 김숨

_"일본군 위안소에서 '위안부'들이 주로 입은 간단한 원피스식의 옷". 이것이 '간단후쿠'다. 그 시절 그 '여자애'들은 간단후쿠를 입고 간단후쿠가 되었고, 나는 <간단후쿠>를 읽고 '잠시' 간단후쿠가 되었다. '잠시'였지만 읽는 내내 힘들었다. 자주 천장을 올려다보았고 수시로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지 않고는 다음 단어, 다음 문장, 다음 문단, 다음 페이지로 넘어갈 수 없었다. 하지만 이미 충분히 예상한 고통이었고, 기꺼이 감당하기로 각오한 괴로움이 아니었나. 소설가 김숨이 쓴 소설 <간단후쿠>를 읽기로 마음먹은 그 순간부터.


_'위안부' 할머니 생존자 몇 명? 아마 내 생애 두 번째이지 않을까 싶다. 인터넷 검색창에 이런 키워드를 입력해본 것은. 첫 검색 역시 몇 년 전 소설가 김숨이 쓴 소설 <한 명>을 읽으면서였다. 2025년 10월 1일 기준, 생존자는 6명이다. 평균 연령은 95.6세. 머지 않아 도래할 것이다. <한 명>처럼 한 명만 생존하게 되는 날이. 그 '한 명'조차 남아있지 않게 되는 날이. 괜히 조급해진다. 무책임하게 불안해진다. 무성의하게 초조해진다. 마음만 급해진 나는,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 이렇게, 시시껄렁한 글이나 끄적거리고 있다. "다시, 또, 다시, 쓸 수밖에 없었다"(p.289)는 마음은 어떤 마음일까 헤아리려 애쓰면서. 그리고 끈질기고 집요한 그 '붙듦'의 마음을 한없이 고마워하며.


_그럴 리 없겠지만, 이 소설을 추천하고 싶은 사람이 있는지, 내게 묻는다면, 나는 이 인물을 꼽고 싶다. 법인카드로 97만원어치, 단팥방 280개를 구매한 인물에게. 작년 방송통신위원장 인사청문회에서 일본군 '위안부'가 "강제적인가 자발적인가" 라는 물음에 "논쟁적 사안이라 답변하지 않겠다"고 답했다가 비난이 쏟아지자 "개별적 사안"이라고 고쳐 대답한 그 인물에게. 소설 속 '여자애들'의 이야기를 읽고 나서도 같은 대답을 할 수 있겠느냐고. "논쟁적", "개별적" 이라니. 어떻게, 감히. 그것도 방송통신위원장이라는 자리에 앉겠다는 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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