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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쓰는 고양이 윈디캣 Feb 08. 2021

미래 펭귄에게 보내는 인류의 고대 펭귄에 대한 기록

펭귄은 어떻게 요리를 할까?

#펭귄은어떻게요리를할까 #오규호 #읽는고양이 #윈디캣 #친니친니크리에이티브랩

스토리적 예술성을 위해 혹은 반복 평가를 위해 독자에게 불친절해 보이는 작품들이 있다. 하지만  불편함을 통해 독자는 나름의 상상력을 동원해 불편함의 간극을 메우는 즐거움을 느낀다. 몬드리안의 요상한 곡선 속에 숨어있는 ‘나무 보는 순간 창조자와 독자는 각자의 상상을 통해 연결된다. 시간과 공간적으로 아무리 멀리 떨어져 있더라도 말이다. 이처럼 모든 창작품은 창조자의 의도와 감상자의 해석 여부에 어느 정도  간극을 둠으로써 진정 오래가는 명작으로 거듭나는 것이다. 하지만 그런 것에도 일정 수준의 암묵적 기준이라는  있기 마련이다.


 책을 손으로 들어본 순간 상당히 짧은 책인 것은 펴보지 않아도   있었다. 범상치 않은 제목과 의도를   없는 한글 맞춤법,  맞춤 무시   책을 열어보지 않고는 도저히 넘치는 호기심을 이겨낼 자신이 없었다. 그리고  페이지를 열어보는 순간,  책은 앞서 말한 창조자와 독자와의 해석의 간극을 무한대로 열어두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어떻게 이런 책을 만들어낼  있을지 의심이  정도로 펼쳐진 페이지에는 지렁이 모양의 휘갈김과 색연필 그림으로 가득  있었다.   하나였다. '독자 무시' 혹은 '독자 시험'


감당할  없을지 모를  책을 한장 한장 넘기다 보니 혹시  책은 미래에 지성을 가진 펭귄이 세상을 지배했을  인류가 남긴 고대 펭귄에 대한 정보가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물론   없다.  책의 창조자는  어떤 힌트도 주지 않고 냄비 안에 담긴 물고기  마리의 그림으로 책을 급히 마무리했다. 마치 현재 인류를 위해서는  책에 어떤 친절도 허락하지 않겠다는 어떤 결의가 엿보였다. 검은색과 흰색으로만 표현할  있는 펭귄을 주인공으로 고른 이유는 훗날 재해석의 오류를 최소화하려는 듯한 모습도 엿보였고, 흘러 다니는 정체 모를 글귀에 비교해 넘치는 디테일을 보이는 펭귄의 모습에서는 정보 해석의 최고점과 최저점을 모두 담아낸 노련함도 엿보였다.


우린 어쩜  책을 영원히 해석할  없을지도 모른다.  창작자를 통해 해설을 들을  있을지는 몰라도 그것도 지금 당장이 아니면 창작자는 훗날  작품을 만들어낸 기억을 되살리지 못할지도 모른다.  어찌 슬픈 일이 아닐  있을까?  미래 우린 결국 해답을 얻지 못한  수많은 억측과 추측으로 난무하는   하나를 두고 논쟁할 후세에게  빚을 지게  것이다. '우린 실패했으니 너희도 너무 애쓰지 말아라' 현재는 이말 밖에 떠오르지 않는다.


집안 곳곳 의미와 의도를   없는 책들이 만들어지고 있다.  중독을 벗어나지 못한다면  난해한 책들에 둘러 쌓인  현실의 책들에서 멀어지게 될까 두렵다.   재독을 하여도 펭귄들이 행하는 요리법에 대한 명쾌한 답을 찾지 못했다. 이제껏 읽은 수많은 책과 다독가라 스스로 불렀던 과거가 부끄러워진다.   책을 읽어낼  없었고, 그저 느끼며 상상해볼 수밖에 없었다. 몇십 년이 지난  창조자가  서평을 본다면 기억을 되살려 충분한 공감이 우러날 창작 의도를 알려줄지도 모른다고 생각해보며 글을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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