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진 신세계는 아직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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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2년이다. 당시 대한민국은 일제강점기 독립운동이 한창이었으며, 산업화는 둘째치고 아직 역사적 국가 비극인 625전쟁도 발발하기 전이다. 이 소설은 그때 발표되어 2021년 읽음에도 전혀 괴리감이 없으며 심지어 아직도 멋진 신세계의 과정이 만들어지고 있다는 느낌이 들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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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민석이 어느 프로그램에서 리뷰하여 다시 관심을 받은 작품인데 난 그 해설 프로그램을 찾아보지 않고 책을 읽어 나갔다. 한 권의 책을 100명이 읽는다면 100가지 해석이 나오기 마련이고 특히나 이런 고전은 시대와 상황에 따라 해석이 달라지기 마련인데 친절하지만 정확한 해설이 이야기를 해석하는 독서의 즐거움을 간섭하는 듯해 일부러 보지 않고 읽었다. 이 서평을 적고 난 뒤 찾아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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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도입부였다. 소설 속 글을 통해 장면의 전환과 스릴감이 느껴지는 것은 이 작품이 유일했다. 마치 한편의 다큐멘터리 영화를 보는 듯했다. 1932년 발표된 작품에서 2021년 이후의 미래 상황을 다큐멘터리 영상을 통해 보는 듯한 강력한 느낌을 받았다. 워낙 순식간에 흘러 지나가는 글들이라 이해가 안 되는 부분도 있었지만, 어쩌랴 마치 영화를 보듯이 지나친 부분은 다음에 다시 어떻게든 이해될 듯한 느낌으로 흐름에 의식을 놓치지 않고 읽어나갔다. 정말 대단한 도입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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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뒤 펼춰지는 소소한 미래인들의 이야기를 통해 스며들듯 몰입해갈 수 있었고 존의 등장 이후 본격적으로 장르가 달리 되어 하나의 서사가 완성되었다. 이 모든 단락이 실험적인 인디 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 다시 말하지만 1932년 발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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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일하게 어색해지는 부분은 존이 문학작품을 통해 상상한 인류를 미래 세계와 대조시키는 부분이었다. 각 작품이 익숙하지도 않거니와 태어나면서부터 보호구역의 야만인들 속에서 살아왔는데 문학작품을 통해 알게 된 진짜 인류를 맹신하는 모습이 살짝 어리둥절했다. 아마 나 자신이 그 문학작품의 인류와 미래 인류의 가운데 지점의 생각을 하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난 두 세상 모두 받아들이기 어려운 세상에 존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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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로 수많은 해석을 통해 캐릭터 색깔의 덧붙임이 생겨났을 거란 생각도 드는 게 등장인물들의 심리적 변화가 어색한 느낌도 들었다. 처음 등장한 버나드와 소설 말미의 버나드, 그리고 발견된 존과 말미의 논쟁하는 존의 간극이 좀처럼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어쩌면 첫 독서이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두 번 읽게 될까? 글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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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은 1932년에서 현재 나에게로 던지는 더 먼 미래의 다큐멘터리 형식의 비극 드라마이다. 그것만 알아도 될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이제 해석 프로그램 시청하면 또 생각이 달라지려나 모르겠다. 너무 얕게 읽은 게 아니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