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쓰는 고양이 윈디캣 May 08. 2021

인종차별은 선도 악도 아닌 ‘병신력’에서 온다

휴먼카인드 / 친절한 인간들

#휴먼카인드 #뤼트허르브레흐만 #읽는고양이 #윈디캣 #친니친니크리에이티브랩

인간은 태어날 때 선하게 태어나는 것일까? 악하게 태어나는 것일까? 인간에게 국가와 제도라는 장치가 없다면 살육의 역사가 펼쳐지는 것일까? 우리를 지켜주는 제도들이 실은 우리를 이용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이 책은 책장을 덮어도 개운하지 않은 느낌을 준다. 위기의 상황에 실제로 인간은 어떤 모습을 보일까?


일단 이 책은 우리에게 익숙한 심리학 실험들을 파헤친다. 인간의 본성은 악함이라고 증명한 그 실험들이 실제로 교묘히 의도된 답을 유도했다는 것이다. 대학생 실험 대상자들의 죄수와 교도관 실험을 알고 있는가? 우린 그 실험을 통해 인간에게 권력이 주어지면 인간성을 상실하는 수준의 악행을 저지른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시험문제를 내고 오답일 경우 전기 충격을 가하는 실험에서도 대부분의 실험대상자가 상대방이 죽을지도 모른다는 걸 알면서도 전기 충격 버튼을 눌렀다.


실험의 진정성과는 별개로 엄청난 관심을 받은 실험 결과 덕분에 사람들은 인간의 본성은 규제와 통제가 없이는 서로에게 해악을 끼친다는 사실에 더욱 익숙해진 듯 하다. 하지만 이 책을 읽는다면 세상은 선한 본성에 의해 돌아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리고 책의 내용이 아니더라도 위기의 순간 물에 빠진 학생들을 구하고 떠난 선생님이라든지 자신의 목숨을 던져 수많은 사람을 구한 선한 이야기는 충분히 흘러넘친다. 그렇다면 뉴스에 나오는 저 파렴치한 범죄들은 무엇이란 말인가?


그래서 이 책은 읽고 있으면 마음속 가치관들이 심하게 부딪혀 머리가 어지러워진다. 악인가? 선인가? 우선 읽은 다음 가만히 정리해 본 바로는 사람은 위기의 순간이 오면 서로에게 기대며 협력해서 최선의 결과를 만들어낸다. 소설 파리대왕처럼 살육이 펼쳐지는 게 아니라 실제로 고립된 청소년들이 했던 것처럼 공익을 기초한 작은 민주주의 사회가 만들어진다. 하지만 반대의 경우도 생각해야 한다. 인종차별적인 폭력, 성 소수자들을 향한 돌팔매, 홀로코스트, 전쟁 등은 무엇으로 설명할 수 있는 것인가?


책을 통해 명쾌한 해답을 얻었다고 생각한다. 그 해답은 진화적 요인과 정치적 요인으로 나눠볼 수 있다. 서로 다름을 경계해옴으로 유전자를 퍼뜨릴 수 있었던 인류의 본능이 개개인의 진화 정도가 달라 공포심을 토대로 폭력적인 모습을 보인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지구는 이미 오만가지 정보와 도구를 통해 연결되고 공개되었는데 아직까지도 다름을 공포로 느낀다는 것이다. 이 반대의 경우로 노예제도와 침략전쟁도 설명될 수 있다. 우리와 다르기 때문에 지배되어야 한다. 지배해야 한다. 에이 설마 하겠지만 인종 차별에는 분노를 느끼면서도 흑인 옆에 가면 공포심을 느끼고 동남아 사람들 앞에서는 이유 모를 우월감을 느끼게 된다. 충분히 연결되었지만 아직은 본능 속에 남아 있는 듯하다.


다음은 갖가지 제도 들이다. 이 제도에는 이데올로기도 있고 국가도 있고 신념들도포함될 수 있다. 이러한 제도들은 인간의 불완전함을 토대로 존재를 증명해 왔는데 인간이 서로에게 해롭다는 개념이 있어야 그 힘을 발휘한다는 것이다. 이는 이제 더욱 세분되어서 소셜네트워크 속에서도 이용된다. 네 주위에 있는 모든 사람은 너에게 위험하다. 네 생각과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은 너에게 위험하다. 이런 관념이 제도와 뉴스를 사람들이 더욱 신뢰하게 만드는 힘인 것이다. 실제로 매일 뉴스와 sns피드에 노출된 우리는 안전하다고 느끼지만 수만 년 전 원시인보다 행복하지는 않다.


선과 악이라는 단어에 그 중간이 없는 것에 의아함을 느꼈었다. 하지만 이 책을 통해 그 차이는 진화의 정도와 제도 속 노예화 정도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종교, 정치, 인종, 사회 전반을 통해 생각해 볼 문제이다. 요즘 인종 차별 폭행이 심각해지고 있다. 이를 책에 빗대어 심하게 말해보자면

진화가 덜된 유인원 새끼가 다름에서 오는 공포심을 이겨내지 못하고 폭력이라는 광기에 휩싸여 자기를 제도의 노예이자 sns 병신력을 온몸으로 표현하는 행위

다름은 틀린게 아니다

다름은 공포가 아니다

다름은 위협이 아니다

다름은 우월이 아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서서히 보이기 시작하는 미래 쇼핑의 밑그림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