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 앞머리의 미스터리

by 하린

초등학교 3학년 때였다.

어느 날 문득, 앞머리가 너무 자르고 싶어졌다.

왠지 내가 해도 괜찮을 것 같았다.

그냥 가위만 들면 될 것 같고, 대충 자르면 끝일 것 같았다.

하지만 실제로 해보면 그게 간단한 일이 아니라는 걸,

그때는 몰랐다.


나는 집에서 혼자 가위를 들고 앞머리를 자르기 시작했다.

처음엔 괜찮았다.

그런데 조금씩, 조금씩 손이 더 가더니

결국에는 남자 아이들이 스포츠머리로 자른 것처럼

앞머리가 아주 짧아져 버렸다.

이마가 훤히 드러날 정도였다.


순간 머릿속이 새하얘졌다.

엄마에게 걸리면 분명 혼날 것이 뻔했다.

그래서 나는 그 상태로 손을 대지 않고,

그냥 내가 갖고 있던 가장 두꺼운 머리띠를 꺼냈다.

헤어라인에 맞춰 앞머리를 최대한 가렸다.

눈썹 근처까지 내려와 있던 머리띠를

그 짧게 잘린 머리에 딱 붙게 눌러 쓰고 다녔다.


그렇게 며칠을 지냈다.

놀랍게도 아무도 눈치를 채지 못했다.

친구도, 선생님도, 엄마도, 아빠도.

정말 단 한 명도.


그 시절 나는 스스로 씻을 줄 알았고,

양치도 머리 감는 것도 혼자 다 하던 때였으니까

아무도 내 머리카락의 변화를 자세히 볼 일이 없었던 것이다.


그러다 하루는 작은숙모가 집에 놀러왔다.

같이 밥을 먹다가 숙모가 갑자기 물었다.


“다은아, 니 앞머리 왜 이래? 니가 잘랐나?”


그제야 들통났다.

숙모의 한마디에 엄마도 고개를 돌려 보더니

“어? 맞네!” 하며

머리띠를 벗겼다.


내 머리는… 정말, 말 그대로 망가져 있었다.


엄마는 “왜 멋대로 잘라버렸냐”며 혼을 냈고,

숙모는 “혼자 자르면 어떡하냐”고 혀를 찼다.

결국 그 사건은 엄마와 숙모만 알고 끝이 났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이상한 건,

그 며칠 동안 학교에서 단 한 사람도

내 머리에 대해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진짜 몰랐던 걸까?

아니면 다들 그냥 모른 척해준 걸까?


그건 지금도 미스터리로 남아 있다.

내 앞머리 사건은, 지금까지도 풀리지 않는 추억 속의 수수께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