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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elena Sep 30. 2015

Sugar daddy

Sugar Daddy 없이는 살 수 없을 것 같은 그녀의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자신의 이름과 얼굴은 밝히지 말아달라는 그녀의 간곡한 부탁에 따라 그녀의 이름은 A로 하겠다.

아프리카는 그야말로 하루가 처절하다.

영화 인 타임에 나오는 사람들처럼, 하루를 버텨야 그 다음 하루를 기대할 수 있을 정도였다.

적어도 내가 본 아프리카, 케냐는 말이다.

빈부격차는 상상을 초월했다. 마트에서 한 번 장을 보면, 일반적인 케냐인들의 한 달 월급 정도.

대부분의 물품들을 수입에 의존해야 하고, 그 세금으로 인해 뭐든지 비쌌다.

우리나라랑 비슷하거나 조금 더 비싼듯한 케냐의 물가에 비해 그들의 월급은 턱없이 부족했다.

A도 다르지 않았다. 

한 달 월급으로 방세를 내고,동생의 학비와 어머니의 생활비를 주면 끝나버렸다.

나쿠마트에서 마음껏 장을 보는 게 소원이라던 A에게는 키다리아저씨가 있었다.

일명 19금 키다리아저씨라고나 할까.

Sugar Daddy 라 불리는 부자 아저씨, 할아버지들이 젊은 여성들을 상대로 돈과 몸을 거래하는, 

어떻게 보면 케냐의 비공식적 시스템이다.

모든 여성들이 다 Sugar Daddy를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소수도 아닌 여성들이Sugar Daddy에 꽤 의지하고 있었다.

한 번은 A가 집값을 내지 못해 길거리로 쫓겨난 적이 있었다.

그리고 그 날 나는 A에게 내가 돈을 빌려줄 테니 집세를 내라고 권유했지만, 그녀는 오늘 키다리 아저씨를 만나면 다 해결 될 거라며 걱정하지 말라고 내 제안을 정중히 거절했다. 

키다리 아저씨를 만나 생필품을 구매하고, 집세를 해결하고, 근사한 곳에서 저녁을 먹고, 하루를 보낸 A.

다음 날 그녀는 어제 있었던 데이트 아닌 데이트들을 쭉 이야기해주며 말했다.

"모든 걸 다 해결해서 참 다행이야."

A는 어떻게 해서든 자신의 상황을 벗어나려는 것 같아 보였다.

공평한 것과 불공평한 것들을 구분했고, 안주하는 삶이 아닌 발전하는 삶을 살고 싶었던 A,

부자 남자와 사랑하는 남자, 어느남자를 선택할 거냐는 나의 질문에

너무나 당연하게 사랑하는 남자를 선택할 거라고 자신 있게 대답 했었던 A.

그녀의 결혼 소식을 들었다. 부자는 아니었지만, 그녀는 행복해 보였다.

나는 궁금하다. 

그녀는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을 약속한 지금도 Sugar Daddy를 만나 

어쩔 수 없는 빈곤의 어려움을 해결하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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