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기심

[사진 한 장의 감성]

by 밝을명인 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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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마리 같은 호기심이 또 다시 나를 잠식해 과거로 데려간다. 저 문 넘어에는 아무것도 없다. 나는 실례를 무릅쓰고 주인없는 이 곳 마루에 걸터 앉았다. 1600년대 광해군 시절에 지은 애한정 앞에 딸린 작은 기와집. 생각해보니 400여년이 지나서 나는 지금 이 곳에 있다. 이것 자체로 의미가 있다. 이 곳은 과거뿐이다. 내가 지금 이곳에 있는 것은 과거에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 마치 시간이 멈춘듯 하다. 그저 바람소리만 들린다. 아니 어쩌면 이 곳에 머문 영혼들의 숨 소리일지도... 그것은 속삭이 듯 나를 안쓰럽게 만든다. 서럽거나 슬프거나 측은하거나 하는 뭐 그런것들이 소용돌이처럼 가슴을 옥죄어 온다. 문지방으로 뒤덮인 목재 문을 열고, 나는 정사각형의 텅 빈 방안으로 들어가 다시 목재 문을 닫았다. 그러자 둥근 쇠로된 문고리가 목재문과 부딛혀 둔탁한 소리만 뿜어냈다. 그리고 '아무도 없다' 아무 소리도 나지 않고 바람소리도 없다. 이 텅빈 방안에는 그저 쓸쓸하고 외로움만 가득하다. 잡을수 없는 형체만 존재할 뿐. 나는 잠시 바닥에 앉았다. 눈을 감았다. 잘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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