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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재희 Jan 09. 2019

블라디보스토크, 생략하기는 아쉬운 장소들

포크롭스키 성당, 혁명광장, 해양주립대학교, 굼 백화점과 옛 마당

 일주일 동안 블라디보스토크를 여행하는 동안 만났던 장소 중, 한 편의 에피소드가 되지는 못했지만 이대로 생략하기는 아쉬운 곳들에 대해 간략하게나마 더 이야기를 나눠보고자 한다. 적지 않은 거리를 걸어 다니면서 그 길 위에서 우연히 만난 장소들도 있고 유명 관광지임에도 미처 다루지 못한 곳들도 있다. 해양주립대학교는 약간 외각이지만, 대부분 시내 중심부에서 멀지 않은 위치이므로 블라디보스토크를 여행할 때 부담 없이 방문할 수 있는 곳들이다.



포크롭스키 성당 (Pokrovsky Cathedral)


 포크롭스키 주교좌성당(대성당)은 블라디보스토크의 가장 대표적인 정교회 사원이다. 아르바트 거리 부근의 중심가로부터 북쪽으로 도보 약 20분 거리에 있는 포크롭스키 공원에 자리하고 있다. 신한촌 기념비로 올라가는 길목에 있어서 나는 걸어서 찾아가는 와중에 포크롭스키 공원과 성당을 만날 수 있었다. 파스텔톤의 벽면과 꼭대기에 올려진 네 개의 구슬이 영롱하게 빛나 외관이 예쁘장하다. 이곳에 머물며 느낀 바로는 러시아 정교회는 사원을 아름답게 짓는데 꽤 많은 공을 들이는 듯 대부분 외관이 훌륭했다.


 포크롭스키 성당은 신자가 아닌 방문객이라도 입장료 없이 내부로 들어가 볼 수 있다. 다만 모자를 써선 안 되며 여성들은 머플러로 머리를 가려야 입장할 수 있는데, 방문객을 위한 것이 성당 입구에 구비되어 있다. 안으로 들어가면 높은 천장이 가장 먼저 반기는데 그 아래 커다란 네 개의 기둥과 샹들리에가 있다. 분위기는 무척 고요해서 발걸음과 대리석 바닥의 마찰음이 만들어내는 메아리만이 들려온다. 단체 관광객이 입장할 땐 다소 소란스럽기도 했지만 그들마저 금세 입을 다물게 만드는 분위기를 풍기는 내부다. 포크롭스키 대성당은 현지에서 활발히 운영되고 있는 정교회이기도 하므로 러시아인들이 그들의 사원에서 어떻게 기도를 드리는지 지켜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포크롭스키 성당(Pokrovsky Cathedral)



혁명광장 & 기념품 가게


 혁명광장은 1937년 고려인 강제이주 당시 피해자들을 집결시켰던 곳으로 한국인으로서는 아픈 역사의 현장임을 가장 먼저 기억해야 한다. 시내 중심부의 위치라 블라디보스토크를 여행하는 동안 몇 번은 지나치게 되는 곳인데, 사실 시장이 열리는 날을 제외한 때는 기념품 가게를 제외하면 광장 자체의 볼거리는 거의 없다. 

 

 러시아 여행의 가장 인기 있는 기념품인 마트료시카(Matryoshka)로 간판을 만들어 놓은 혁명광장의 기념품 가게는 밖에서 보이는 것보다 내부 규모가 훨씬 크다. 인형 속의 인형이 몇 개씩 들어있는 마트료시카는 다양한 색으로 진열되어 있으며 원숭이나 블라디미르 푸틴, 도널드 트럼프 버전까지도 판매되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엽서나 마그네틱, 군밤모자부터 주류나 차(tea) 등 먹거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기념품을 판매하고 있어서 구경하는 재미가 있는 곳이다. 또한, 혁명광장에서는 금요일과 토요일 낮에 주말시장이 열리기도 하는데 다양한 해산물, 빵, 과일, 꿀 등의 현지 먹거리를 판매한다.


혁명광장
             혁명광장 기념품 가게                   



해양주립대학교와 Dvimovsky beach


 러시아 최초의 해양대학교인 블라디보스토크 해양주립대학교(네벨스코이 국립해양대학교)는 토카렙스키 등대까지 걸어가던 길에서 방문했던 곳이다. 해양공원으로부터 바다를 따라 남쪽으로 한참을 걷다 보면 Dvimovsky라는 이름의 해변과 해안 산책로가 등장한다. 그리고 그 곁의 육지로는 해양대학교 캠퍼스가 있다. 캠퍼스는 언제나 걷기 좋은 곳이므로 나는 이따금 여행 중에 대학교를 방문하여 산책하며 현지인들의 생활을 느껴보곤 했다. 블라디보스토크의 해양주립대학교는 해변까지 끼고 있으니 더욱 마음에 드는 곳이었으며, 중심부에서 벗어난 만큼 한적한 바다의 고요함을 천천히 감상할 수 있는 곳이었다.


해양주립대학교와 그 캠퍼스에서 내려다본 Dvimovsky beach



굼 백화점과 굼 옛 마당


 블라디보스토크에서 가장 오래된 건축물 중 하나라고 하는 굼 백화점은 혁명광장이 있는 스베틀란스카야 거리의 맞은편에서 약간 동쪽에 위치한다. 바로크 양식으로 지어진 굼 백화점은 고풍스러운 외관이 상당히 인상적이었지만 내부는 평범한 쇼핑몰이었는데, 이곳을 더욱 기억에 남게 만든 것은 굼 옛 마당이었다. 백화점 뒤쪽 골목에 위치하고 있어서 뒷마당이라고도 불리는 이곳은 근대를 재현하는 벽화와 아기자기한 가게들로 채워져 있는데, 색감이 좋아서 사진을 촬영하기에 좋으며 잠시 동안 벤치에 앉아 시간을 보내기에도 괜찮은 분위기다. 굼 옛 마당에서도 ‘브스피시카’는 한국인 여행자들이 꽤 많이 찾는 곳인데, 에끌레어가 맛있기로 유명한 작은 카페다.


굼 백화점 외관
굼 옛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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