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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재희 Sep 08. 2017

꿈꾸는 이들에게 건네는 위로

<라라랜드>, Where are we?

 영화 <라라랜드>를 이끌어가는 핵심은 단연 아름다운 음악이다. 하지만 마음 편히 음악만 감상하다 나오기에는 영화가 담고 있는 메시지가 강렬하다. 영화를 보는 내내, 그리고 영화가 끝난 뒤에도 끊임없이 꿈과 현실의 괴리에 무너지고 다시 꿈을 위해 일어서기를 반복하는 세바스찬과 미아의 모습이 눈에 밟힌다. 그리고 생각하게 만든다. "나도 꿈을 가지고 나아가고 싶다"라고.

 

 다른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것이 그렇게 중요하냐는 말은 '내 꿈'은 잊어버린 채 그저 타인과 다르지 않게, 틀에 박힌 삶을 살아가는 우리의 마음에 날카롭게 박힌다.

아래는 영화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라라랜드>를 관통하는 주제는 꿈과 현실의 대립이다. 적어도 내 생각은 그렇다. 하지만 무작정 꿈을 좇으라고 다그치지 않는다. 항상 서로의 꿈을 응원해주는 두 주인공도 종종 현실과 타협하려 하는 모습을 보인다.  우리는 세바스찬이 자신의 재즈클럽을 열겠다는 꿈보다 많은 돈을 가져다주는 대중음악을 선택하려는 모습에 더욱 공감하기도 한다. 그렇게 꿈이 점점 잊혀져 갈 때, 결국 현실에 주저앉아 버릴 때마다 세바스찬과 미아는 서로를 일으켜 세운다.  그리고 결국 둘은 간절히 원하던 꿈을 이루어 낸다.


 

 각자의 꿈을 이루고 수년이 지난 후, 왜인지 미아는 다른 남자와 가정을 꾸리고 아이까지 키우고 있다. 왜 라라랜드의 결말이 그래야 했는지 사실은 잘 모르겠지만, 라라랜드는 결국 꿈도 이루고 사랑도 이루는 동화 같은 이야기가 아니라 보다 현실적인 이야기가 된다. 기껏 꿈을 가지고 힘차게 살라는 동기부여에 성공한 뒤에, "근데 꼭 행복이 거기에 있는 것은 아니야."라고 말하는 것 같기도 하다. 세바스찬은 과연 미아 없이 꿈을 이룬 현재가 미아와 함께 하던 날들보다 행복할까? 물론 둘이 꿈을 이루는 대가로 헤어지게 되었다는 내용은 어디에도 없지만, 세바스찬에게 미아는 이루지 못한 또 하나의 꿈으로, 자신의 음악 속에서만 이루어질 수 있는 사랑으로 남게 된다.

 결국 선택은 스스로의 몫이라는 말일까? 현실에 주저 않든, 그저 지금 가진 행복을 지키기 위해 살든, 아니면 꿈을 좇아 치열하게 살아가든 간에 선택은 스스로의 몫이고 그 책임도 자신의 것이라는 말을 하고 싶었던 것일까? 그것도 아니라면 마지막에 아름다운 재즈로 이루지 못한 꿈이 아름답게 재현되듯이, 꿈을 이룰 수 있고 없고를 떠나 꿈꾸는 사람이 아름답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것 일까? 꿈꾸는 이들을 위하여, "이루지 못하더라도 괜찮아"라는 위로의 말을 건네는 것 일까

 정답을 찾을 필요는 없다. 복잡하게 생각하지 않더라도, 그저 좋은 음악과 우리가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 만으로도 라라랜드는 좋다. 적어도 현실에 지친 우리의 고민을 함께 나눈 것 같아 위로는 받을 수 있다. 그리고 어쩌면 그 위로가 이 영화의 전부일지도 모르겠다.


 미아의 짧은 대사가 계속해서 마음속에 맴돈다.  



"Where are w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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