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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제인리 Jan 19. 2021


너는 내 앞을 비추는 빛이었다가
내 손을 잡고 걷는 친구였다가
나를 영영 따라오는 그림자였다가
그렇게 캄캄한 내 밤의 모든 것

너는 나를 쫓아오는 달이었다가
내게만 몰래 보이던 별이었다가
차마 감춰지지 않은 구름이었다가
그토록 어두운 내 밤의 충분함

그 수많은 밤 나는 너를 알아봤던가
그 고마운 밤 나는 너를 새겨두었던가
그 사랑스러운 밤을 깨달았던가
그 그리운 밤의 너를 기억했던가

사랑하고 사랑하는 네 마음이
내 마음에 날아와 살며시 앉아
나를 데우고 데우고 또 데워
결국 기어코 불을 피워

사랑하고 사랑하는 내 마음이
이 밤 불이 되어 날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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