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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제인리 Feb 27. 2021

맥주와 밤


몽실몽실 거품이 넘쳐 오르면
허겁지겁 입으로 털어 넣어
반짝반짝 빛나는 순간이면
찰랑찰랑 부딪히는 소릴 들어
터덜터덜 흔들리는 날이면
꿀꺽꿀꺽 몸속으로 집어넣어
왁자지껄 신나는 시간이면
짜잔짜잔 축배를 함께 들어

반쯤 남았을 때
요리조리 흔들어
금빛 벌판 위에
하얀 눈 쌓듯이
노을 지는 바다
위아래 엎은 듯이
예쁜 한 잔을 이 밤
딱 한잔만 더 이 밤
꼴깍해버린 밤
꿀꺽 지나간 밤

몽글몽글 이상한 맘이 들면
숨쯤이야 조금 흘러 넘게
둥실둥실  떠오르는 날이면
웃음 그것쯤은 그저 헤프게
달칵달칵 거리는 하루 끝이면
흘러가는 기분 그것쯤이야
두근두근 이상하게 떨리면
그냥 좋은 날이니까 그렇게

그럼 이제 그만
마지막으로
꿀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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