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워라
예쁜 것 따위 하나 없는
이 뜨거운 바람 속에서
너는 홀로 이렇게 반짝인다
실보다 얇은 금색 띠를 우아하게 두르곤
날카롭게 빛나고 있는 네가
어둠 내린 푸름 위에 여유롭게 앉아서는
누구나의 눈에 걸쳐진 네가
미워라
아주 멀리 떨어진 주제에
어떻게 내 손 위로 날아와선
내 검지 손가락 위 상처를 내곤
예쁜 너는 이렇게나 미워져
괜하게 움켜쥔 손 위에서
네가 낸 예쁜 상처는 도무지 지지 않아
없어졌으면 하는 따끔함이
보이지도 않게 자리 잡곤 떠나지를 않아
내 검지 손가락 위
초승달 네가 가시처럼 박힌 밤
이건 이 밤일까 내 맘일까
너는 밉다가 미웠다가 밉다가
참 나도,
예뻐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