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

by 오제인리


5년 전 내 겨울은 전통적인 한국식 사회생활에 적응하려는 노력만으로도 어지러웠다. 그때 나는 누군가의 손에 겨우 이끌려서야 광화문으로 걸었는데, 수많은 이들의 분노가 그토록 평화롭게 펼쳐지던 그 겨울밤 광장이 아직도 기억에 선명하다. 자신의 색깔이 무엇이든 같은 색의 촛불을 들고 혹 누군가의 발을 밟진 않을까, 누군가의 어깨를 치지는 않을까 배려하며 걷던 이들을 여전히 잊을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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