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는 거울

by 오제인리


아무것도 없다 느낄 때
그 품에 안을 이 없고
두 손에 쥔 것도 없어
홀로 버려진 순간엔
뿌연 거울을 쳐다봐

그 속엔 네가 있어
흐린 거울 속에서도
그대로 빛나는 너
왼쪽 눈엔 햇빛
오른쪽 눈엔 달빛
세상의 모든 별빛을
가득 담은 네가 있어

열심히 사는 게 지칠 때
노력 뒤에 남은 건 없고
온 몸에 상처만 남아
홀로 숨어든 날이면
하얀 거울을 바라봐

그 안엔 네가 있어
어둔 거울 안에서도
그대로 아름다운 너
시절을 삼킨 눈
더 깊어진 마음
세상의 어떤 거울도
담지 못할 네가 있어

살아가는 동안 내내
너는 아름다워라
네가 보지 못한 때에도
늘 사랑스러워라
무엇도 아닌 너 자체로
찬란하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