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그 방엔
먼지만 가득했는데
가만 울리던 목소리
날 향한 수줍은 시선
그런 것만 기억나요
어딘가에 둘만 갇혀
마법에 빠진 순간
눈동자는 향기를 맡고
또 그 눈은 조심스레
마음을 훑었어요
어쩌면 그럴 수 있지
나를 몰랐잖아요
그대를 모르는 나인데
우리는 마치
몇백 년을 묶여 있었던 듯
몇천 년을 알아 왔던 듯
마법이었을까요
하늘 위 어느 신이
실타래를 풀다가
끝과 끝을 찾았나 봐
그 끝에 놓인 게
당신과 나야
어떻게 그랬을까요
나를 처음 보잖아
낯선 그대 눈 앞에서
우리는 마치
몇백 년을 묶여 있었던 듯
몇천 년을 알아 왔던 듯
마법이었나 봐요
바람 탄 어느 요정이
장난스러운 웃음으로
화살을 쏘았나 봐
그 끝에 놓인 게
당신과 나야
눈빛 그 틈에 매여
유일했던 그 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