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패스가 가져다준 친구
새로운 교복을 입고 첫 등교를 하던 날
내 마음은 설렘과 두려움으로 뒤섞여 있었다.
낯선 교실, 처음 보는 얼굴들
서로를 힐끗거리며 앉아있는 아이들 사이에서
나는 그저 조용히 자리에 앉아 숨을 고르고 있었다.
그때 담임 선생님이 짝을 정해주셨다.
내 옆자리에 앉게 된 아이.
우리는 서로를 바라보다가 어색하게 고개만 까딱였다.
말은 거의 없었다.
나는 속으로 생각했다.
‘이 친구랑 잘 지낼 수 있을까?’
며칠 동안은 큰 대화 없이 지냈다.
수업시간마다 옆자리에 앉아 있으면서도
교과서 페이지를 넘기는 소리만 들릴 뿐이었다.
그 고요 속에서
가끔 시선을 마주치면 괜히 눈을 피하곤 했다.
그러던 어느 날, 점심시간이 되었다.
운동장에서 아이들이 삼삼오오 모여 농구를 하고 있었다.
그 친구가 불쑥 말했다.
“ 같이 할래? “
나는 순간 머뭇거렸다.
사람들과 어울리는 게 서툴렀던 나는
거절할까 고민하다가 괜히 그 눈빛에서 조심스러운 호의 같은 걸 느꼈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같이 농구를 하는 순간 뭔가 달라졌다.
우리는 같은 편이 되어 뛰었고,
서로에게 패스를 건네며 점점 호흡을 맞췄다.
그럴 때마다 어색했던 벽이 조금씩 무너졌다.
그날 이후 점심시간은 언제나 농구시간이 되었다.
햇볕이 내리쬐는 운동장 위에서
서로의 실수를 웃어넘기며 더 가까워졌다.
수업 종이 울리고 헐떡이며 교실로 뛰어올라왔다
집으로 가는 길도 늘 함께였다.
좁은 골목길을 나란히 걸으며 학교에서 있었던 일을 떠들어대고,
때로는 그냥 말없이 발끝만 보며 걸어가기도 했다.
그런 평범한 순간들이 쌓여
우리는 조금씩, 그러나 확실하게 친구가 되어갔다.
낯설고 조용했던 처음과는 달리
이제는 옆에 그 친구가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학교가 조금은 덜 낯설게 느껴졌다.
나는 문득 생각했다.
‘이 시간이 오래갔으면 좋겠다.’
중학생의 나에게
지금 이 순간을 지나도, 수많은 계절이 흘러도, 그 친구는 여전히 네 곁에 있을 거야.
앞으로 너는 혼자가 아니야
32살의 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