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몬과 육아의 상관 관계
주말 아침이다.
남편은 오전에 근무를 해야 하기에 두 아이의 오늘 하루는 엄마 몫이다.
그 중 다행은 한타임 정도는 활아버지가 함께 해 주신다는 것!
근무하고 있는 도서관에서
자원봉사자들만을 위한 도자기 수업을 준비해 주었다.
함께 근무하는 선생님들, 관장님과 그들의 가족들과 함께 하는 시간.
나는 두 아이와 할아버지와 함께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오늘의 육아짜증은 아침, 점심, 저녁 총 3번에 걸쳐 이루어졌다.
결국 하루 종일 짜증을 달고 살았다는 거지...
아침에 제일 꼴지가 밍기적밍기적 준비하는 첫째의 행동이 시작이었다.
평소에도 다를리 없는 행동이기에 평소와 같은 반응이어도 될려만
하필 안좋은 반응이 오늘 아침에 나왔다.
그래도 그런 나의 상태를 인지해서 인지
가능한 입을 다물고, 눈으로 말을 전했다.
아이는 익숙한 듯 나의 눈을 보고 나의 말을 알아 들었다.
하지만, 눈치와는 달리 몸은 여전히 달팽이다.
수업이 시작되었다.
가장 어린 아이들이 있는 우리 가족이기에, 어느 정도 양해가 되었지만
첫째의 끊임없는 질문과 두 아이의 목소리 데시벨이 높다는 것에 눈치가 보였다.
첫째에게 계속 귓속말로 자중시키고, 둘째를 젤리로 달래며
도자기를 만든건지
내 승질머리를 만든건지...
디테일 따위는 신경쓸 수 없었다.
그저 빨리 해치우고 싶었다.
(그런 나를 보고 역시, 빠르다며 칭찬하는 선생님들...)
집에가서 점심밥을 먹고 다시 2차전을 하러 나오는 길.
거기까지는 괜찮았다.
운전한지 1년차인 나는
초반에 사고를 경험한 후, 아직도 긴장하며 운전을 한다.
(가능한 운전을 안하려고 노력한다...)
게다가 최근 가만히 있는 벽에 내 차를 시원하게 긁어주었다.
마치 뒷바퀴가 가려워 했다는 듯...
그래서, 운전을 해야하는 2차전에 내 신경은 곤두서 있었다.
점심의 짜증은 그때부터 시작이었다.
첫째의 친구를 만나기로 한 장소에 도착해서 가는길에
주위를 살피라며, 조심하라며 첫째에게 연신 잔소리를 해댔다.
아이는 친구를 만난다는 즐거운 마음을 맘껏 표출하지 못했다.
그나마 다행인건,
친구의 엄마가 첫째를 데리고 다녀줘서
나는 둘째 위주로 신경쓰면 되었다는 점이다.
대망의 저녁은 역시나 잠자리에서였다.
불을 끄면 한 시간은 놀다가 자는 둘째.
첫째는 이제 6년짬이 되어서 그런지, 눈치껏 자려고 노력한다.
(그리고 실제 졸린지 일찍 잠든다.)
이 부분은 어느 정도 예상했기에, 문제가 되지는 않았다.
다만 오늘은 조금 달랐다.
내복을 갈아 입는다며 거실을 들락 거리는 첫째, 그걸 따라 다니는 둘째.
방에 들어가서 노래를 부로고, 돌아다니는 둘째와 그것을 말리면서 잠을 못 자는 첫째.
눕지 않으면 같이 방에 있지 않겠다고 협박도 해보았지만 소용이 없었다...
나는 (본의 아니게) 문을 쾅 닫고 나왔다.
그리고, 아빠의 괴물소리에 두 아이는 10분도 안되어 잠이 들었다.
혼자서 씩씩 대며, 어디 커피숍에라도 가서 나만의 시간을 보내고 싶다는 생각을했다.
그러다 한번 더 내가 왜 오늘 유난히 더 짜증이 났을까 생각해봤다.
첫째, 요즘 몸상태가 좋지 않은 것.
체력이 바쳐주지 않았는지, 아침부터 몸에 힘이 빠져 움직이는 것이 힘들었다.
둘째, 생리날이 얼마 남지 않은 것.
언제부터인가, 생리 전 증후근 증상들이 점점 생기고 심해졌다.
아마 몸상태가 좋지 않은건 이때 부터였을지도.
원인은 두 가지로 추려진다.
그러고 보니 다 나 때문이었다.
내가 몸이 좋지 않았고, 호르몬이 불안정했다.
그것을 아이에게 화살을 돌렸던 것이다.
그래... 그런 것 같다...
아... 미안해라....
육아의 끝은 매번 반성이다.
오늘도 어김없이 했다. 습관처럼.
그리고 핑계도 대어본다.
이게 다 호르몬 때문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