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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의 재미

by 오싸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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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 많은 일들이 한꺼번에 일어났다.


처음으로 도서관에서 선생님으로 불릴 만한 일을 하게 되었고,

성인 대상 그림책 수업을 하게되었다.

일은 주1회, 수업은 월1회

횟수로만 보면 나의 생활에 지장이 될 정도는 아니였다.


그러는 와중 남편이 사업을 시작하고,

나는 나대로 무엇인가 해보겠다며

인플루언서 흉내를 내고 있었다.


그렇게 두세달을 보내니

나의 스트레스 지수는 정수리 근처까지 올라갔고,

정수리에서 김이 새는 순간 정리를 했다.


수업을 연장하지 않고, 인플루언서 흉내도 그만 두었다.

남편의 사업에 좀 더 집중하며 주1회 하는 일만으로도 벅찼다.


그러면서, 1년 넘게 잘 하던 독서도 멈춰 버렸다.



그 당시 나의 독서는 의무감에 하는 책 읽기였다.

서평을 해야하는 책들이 대기하고 있었고,

읽고 싶은 책은 무작정 뒤로 미뤄졌다.

보여주기식 독서를 하는 기분이 불쾌했다.

그래서, 이렇게 읽을 바에 잠시 내려놓기를 결정했다.



그 후 3개월이 지났다.

그 안에도 많은 것을 내려놓으며 나의 생활을 단순화 해가기 시작했다.

그러니, 다시 내 눈에 책이 들어왔다.


시집을 들었다.

코치를 맡고 있는 시쓰기 밴드의 다음 달 책을 선정하기 위해서다.

그렇게 시집을 잡고 한 장, 한 장 넘기며 읽는 그 순간

그 감촉

그리웠다는 표현이 맞을 것이다.


그렇게 하루만에 시집을 읽고, 시제로 제시 할 시들을 골랐다.

그리고 다음 책을 골랐다.

3개월 전 2/3정도 읽다가 만 책이다.


서평을 위해 읽었지만, 내가 좋아하는 에세이였다.

그래서 재미있게 읽었던 기억이 났다.

굳이 처음부터 보지 않아도 대강의 내용이 기억났다.

그래서, 남은 1/3을 단숨에 읽었다.


그 다음책으로 무얼 할까 생각하다

읽고 싶어 침대 머리맡에 몇 달동안 두기만 했던 책이 생각났다.

"기버"라는 이 책은 "줘라!"라는 말로 시작한다.


읽는 내내 올 초에 시작한 도서관 일이 생각났다.


그저 돈을 받고 일하는 직업정도로만 생각했기에

그 외적인 봉사적인 부분이 많이 불편했다.

내가 여유가 없었던 것이 큰 이유였다.

그리고 그것은 당연 다른 사람의 눈에도 보였다.


어느 정도 생활을 정리 하고 나니,

이것저것 따지지 않고 내가 일 외에 도서관에 줄 수 있는 것들이 보였다.

그렇게 불편하지 않았다. 심적으로는.


최근 나의 몸이 계속 좋지 않아 체력이 딸려

집안일 포함 모든 일에 힘을 내기가 쉽지 않다.

그럼에도 마음은 잔잔했다.


'기버'를 읽으며 이런 나의 마음에 이런저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나 자신으로 만들 수 있는 가치"

독서는 나에게 숙제를 하나 안겨주었다.



다시 시작한 독서는 즐겁다.

시간은 정해 놓지 않는다.

그저 읽을 틈이 되면 몇 장이든 읽는다.

단 몇 분이어도 그 순간에 잠깐 빠져든다.


다음은 무슨 책을 읽을 까 흥이 난다.

오디오북으로 듣다가 활자로 읽고 싶어졌던 책을 골랐다.



멈추었던 인플루언서 흉내를 다시 시작했다.

이번엔 흉내가 아니다.

어떤 마케팅적인 요소도, 짜임도 없다.

그저 읽은 것을 기록하는 기록장으로써 sns를 재게했다.


좋아요 갯수가 아직 조금 신경쓰이긴 하지만,

그러려니~로 넘어갈 수 있다.

그거면 되었다.



한 단계 업그레이드한 느낌이다.

나라는 사람이.


올해 이정도면 되었다.

궁디 팡팡 나자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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