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신과 무례의 사이
나는 작은 도서관에서 일한다.
나는 작은 도서관에서 봉사한다.
돈을 받고 일하는 부분이 있는가 하면, 그렇지 못한 부분도 있다.
그 경계가 참 모호하다.
예정된 근무일은 올해 2월까지이다.
솔직히 홀가분한 마음에 2개월만 버티자는 마음이었다.
일이 싫은 것은 아니었다.
일은 재미있었다.
내가 하고 싶었던 일이었다.
버티는 것은 현실이었다.
3살, 6살의 자녀를 케어하면서 일을 한다는 것은 쉽지 않았다.
원래도 존경했던 워킹맘 분들이 새삼 더 대단하게 느껴졌다.
근무는 주 1회 대략 5~6시간이었지만,
실제로 내가 할애하고 도서관에 들락거리는 시간은 업무 시간의 2배였다.
일을 시작할 때는 짐작도 하지 못했다.
나의 일상에 이렇게 큰 영향을 주게 될 줄...
그렇게 2달만 버티자는 마음이었는데,
도서관 운영위원회 권유가 들어왔다.
현재 나와 같이 근무하시며 운영위원회도 하고 계시는 선생님은 도서관에 많은 봉사를 하고 계신다.
관장님도 봉사정신으로 근무하신다.
그래서 나는 그곳에서 명함을 못 내민다고 생각했다.
솔직히 말하면, 나는 처음부터 봉사정신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원봉사로 해야 하는 운영위원회 권유가 달갑지는 않았다.
내가 봉사에 할애할 여력이 없다는 것이 사실상 이유이다.
하지만 내가 내뱉은 말은 현재 도서관 운영의 현실과 문제점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내가 힘을 쏟기는 힘들다는
나름 소신 발언을 했다.
도서관의 활성화를 바라는 마음으로 자원해서 꾸려나가는 그분들에게
나의 소신이 어쩌면 무례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순간에는 솔직하게 말해야 오해가 없겠다는 생각뿐이었다.
2024년 12월 마지막 날 내가 했던 폭탄 발언도 오해가 되지 않았음 하는 마음에
재차 못을 박았다.
나의 말이 귀에 못을 박은게 아니라, 혹여나 마음에 박았으면 어쩌나...
마음이 조금 무거워진다.
그럼에도 내가 조금이라도 도와 드리면, 고맙다는 말을 몇 번씩 하신다.
감사를 받을 만큼은 아닌 듯한데, 그분들에 비하면 말이다.
그래서 더 놓치기 싫은 인연이다.
그래서 더 편하게 만나고 싶은 인연이다.
서로 고민 없이 서로 좋아하는 일 하면서 웃고 이야기하고 싶은 인연이다.
그런 날이 빨리 왔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