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관심 속의 특별함

남의 시선 의식에 관하여 1

by 오싸엄마




주말이면 아이들과 무엇을 할지, 어디를 갈지 고민한다.

매 주말마다의 일정을 계획하지는 않지만, 적어도 한 달에 두 번 정도는 나들이를 하려 한다.


지난주는 첫째의 생일이라 실내 놀이동산에 다녀왔다.

그리고 자주 가던 소극장에서 아이들이 좋아하는 겨울왕국 공연이 있다고 해서 예매를 했다.

이번 달은 설날 명절도 있으니 이 두 가지면 이번 달 잘 보낸 거라 생각한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아침밥을 준비하고 쌓인 설거지를 끝냈다.

그러는 동안 남편은 아침밥을 먹고 먼저 준비를 한다.

아이들 옷을 챙겨 놓고 내가 준비하러 가면, 먼저 끝낸 남편이 아이들을 준비시킨다.

그리고 가져갈 짐을 내가 마저 챙기면 우리의 주말 나들이 준비는 끝난다.


. . . . .


집에는 새로 산 옷보다 주위에서 받은 옷이 더 많다.

아이는 좋아하는 옷만 입으려고 하니, 결국 작아져서 못 입는 옷이 많았다.

그래서 두 아이의 옷을 시밀러룩(비슷한 코디)으로 맞춰서 미리 준비해 놓는다.

그러면 평소에 안 입던 옷도 한 번쯤은 입게 된다.

그렇게 입히면 처음에는 싫다고 하던 아이도 나중에는 또 입겠다는 말을 해준다.


오늘도 아이들 옷을 준비하면서 잠시 고민을 했다.

공연을 보러 갈 거니 핑크핑크한 옷을 입힐까 싶었는데, 그럼 또 평소에 입던 옷을 입을 것 같았다.

마침 받고서 한 번도 안 입은 둘째의 검은색 원피스가 있었는데, 찾아보니 첫째도 비슷한 검은색 원피스가 있었다.

역시나... 아이는 싫다고 연발했다.


"새로운 옷을 입어봐야, 어울리는지 안 어울리는지 알 수 있지!

시간 없으니까 그냥 입어!


이렇게 말하며 그냥 입으라 강요하면서, 너무 내 방식으로만 고집하나... 잠시 고민을 했다.


. . . . .


공연은 재미있었다.

돌아다닐까 걱정했던 둘째도 문득문득 지루해했지만,

엘사와 안나가 질문하거나 율동이 나올 때면 눈을 반짝이며 집중해 대답했다.


공연 마지막쯤에 아이들이 무대 위로 올라와 율동하는 타임이 있었다.

첫째는 손을 번쩍 들고나가고 싶어서 안달했다.

마지막쯤에 불려 나가 즐겁고 성실한 자세로 춤을 추고 들어왔다.

나는 다른 부모들처럼 그 모습을 영상으로 촬영하며 흐뭇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집으로 돌아오는 차 안에서 찍은 영상을 보았다.

앞에서 율동하는 아이의 모습을 보며

'무대에서 춤추는 걸 참 좋아하네~' 이런 생각을 하다가

다른 아이들을 쭉 훑어보았다.


모두 분홍색 옷, 푸른 엘사 옷, 보라색 원피스 등을 입었다.

화사하고 알록달록한 옷들이었다.

그중에 검은색 원피스를 입은 우리 아이는 은근히 튀었다.


남편에게

"이것 봐, 검은색 입으니까 제일 눈에 띄잖아~"

어깨를 으쓱이며 이야기했다.


. . . . .


어렸을 적의 나를 떠올려봤다.

초등학생 시절 나는 어떻게 옷을 입고 갔었지?

나에겐 스스로 옷을 꺼내 입었던 기억이 별로 없다.

항상 준비되어 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준비된 옷에 큰 불만은 없었다.


관심이 없었다는 말이 맞을까?

그런 내가 패션디자인을 전공했다니, 인생은 참 모를 일이다.


기억나는 일이 있다.

옷에 큰 관심이 없던 그 시절, 엄마로 인해 어떤 무늬에 꽂혔었다.

엄마에게는 빨간색 체크무늬 블라우스가 있었다.

일하러 가실 때 주로 입으셨던 옷이다.


어느 날 도시락을 싸와야 했던 날에 엄마가 학교로 김밥을 사들고 온 적이 있었다.

그때 엄마의 옷은 빨간색 체크무늬 블라우스였다.

내 눈에 그 블라우스를 입은 엄마는 참 예뻐 보였다.

그 이후로 빨간색 체크무늬는 나에게 예쁜 무늬가 되었다.


한 번은 엄마와 동생과 함께 속옷가게에 갔는데, 그곳에 빨간색 체크무늬의 원피스 잠옷이 있었다.

너무 예뻐서 엄마에게 사달라고 졸랐다.

그날밤 그 잠옷을 입고 자면서 행복했던 기억이 아직도 난다.


. . . . .


빨간색 체크무늬의 원피스 잠옷, 알록달록한 옷들 사이에 검은색 원피스

비슷해 보이는 아이들 사이에서 우리 아이가 눈에 띈다고 좋아하던 나.


아직은 잘 모르겠다.

무관심인지 특별함이 좋은 것인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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