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가 소통하는 법
남편과는 한 살 차이 고등학교 선후배 사이이다.
그저 학교에서만 대면대면 보다가 20대에 잠시 썸을 타고
30대 초반에 연애를 시작해서 결혼했다.
선후배 사이에선 존댓말과 반말로 위아래를 명확히 했다.
썸을 탈 때도 마찬가지였다.
그래서였을까? 딱히 이성으로 보이지 않았다.
연애를 시작할 때는 그동안 보지 못했던 어른의 모습에 이성으로 보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연애의 시작과 동시에 남편의 언어는 존댓말에서 반말로 바로 바뀌었다.
두 아이가 있는 현재까지 예전의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친구 같은 대화를 하는 우리다.
. . . . .
나는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은 이해가 될 때까지 물어봐야 한다.
첫째가 같은 질문을 2, 3번씩 하는 습관이 있는데 아마... 나의 유전자인 것 같다.
그래서 남편과 대화할 때도 질문이 많다.
때로는 사소하게, 때로는 많이, 때로는 디테일하게 질문을 한다.
얼마 전 남편이 좋아하는 '이혼 숙려'라는 프로그램을 보고 있었다.
산후조리의 필요성에 대해 질문하는 장면이 나와서 남편에게 물어봤다.
"여보는? 저 질문에 답이 뭐야?"
"뭐... 사람에 따라 다르지."
"아니, 저기서 처럼 필요하냐 안 하냐 네, 아니오로 대답한다면 뭐냐고."
"대상에 따라 다르다니까?"
"그럼 대상이 나면은? 둘째 낳고 나서의 자기 생각."
"조리원은 가야지."
"조리원 다녀오고 그 이후에는? 그 정도면 된다고 생각해?"
"아~왜 자꾸 곤란한 질문을 해!"
곤란하다는 남편의 말에, 그의 생각을 대충 알 수 있었다.
나는 내가 궁금한 질문의 답을 원하는 건데,
남편은 내가 답을 정해놓고 질문을 한다고 생각한다.
본인의 생각보다 내가 원하는 답을 찾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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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에 남편의 답이 내가 원하는 답과 다르면 나는 부연 설명을 한다.
그것을 나는 내 생각을 말하는 것뿐이라 생각했는데, 남편은 강요로 느껴진다고 했다.
'내가 생각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하니 당신을 설득하려는 의도가 맞다'
이렇게 대답했다.
남편은 설득하려는 그 시도 자체를 강요로 느끼고, 더 이상 대화를 하려 하지 않았다.
내가 내린 결론은 남편은 자신의 생각, 의견을 바꾸기 싫은 것이다.
설득당할 생각조차 없으니 그저 강요라고 생각하는 것 아닐까?
. . . . .
이렇게 대화하다가 항상 서로의 감정이 다쳐서 끝났다.
남편은 내가 인정을 안 한다고 말했다.
그건 남편도 마찬가지라 생각하는데, 더 이상의 언쟁이 싫었다.
그래서 그 이후에는
'내가 그랬나 봐.', '내가 이상한가 보지 뭐.'
이렇게 대화를 하니 남편이 놀라 했다.
웬일로 인정하냐고.
나는 일종의 포기였다.
그래, 그거 설득해서 무엇하냐는 심정이었다.
그런데 신기한 일이 벌어졌다.
남편도 나와 같이 대화하기 시작했다.
나의 말을 인정해주기도 하고, '그렇구나'로 넘어가기도 한다.
어쨌든 예전처럼의 언쟁은 확실히 줄었다.
분명 서로 말하지 않고 담아두는 것들이 있다.
하지만 이건 단순히 참기보다 서로 배려하는 것이라 여기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