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학년이 되면 원래 혼자 학교 갈 수 있는 거야?

7주 차 - 아이들의 성장과 부모의 기다림

by 어린아저씨

우리 첫째 아이는 학교 생활 첫 해를 온라인 초딩으로 보냈다. 입학식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수업은 EBS 인강이나 비대면 수업으로 대체되었다. 학교를 간 날이 며칠이나 될지 모르겠다. 무슨 일이든 간에 첫 단추가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는데 학교에 대한 느낌이 좋지 않을 것 같아서 내심 아쉬움이 있었다. 학교에 적응할만하면 쉬고, 다시 적응할만하면 또 쉬기를 반복해서 등교 때마다 학교 정문 앞에서 엄마를 두고 들어가는데 꽤나 애를 먹었다고 한다. 당연한 것 아닐까. 아마 나라도 그러지 않았을까. 다행이라는 표현이 적절한지는 모르겠지만, 다른 1학년 입학생들 중에 많은 아이들이 그랬다고 한다.

입학식처럼 1학년 종업식도 뭔가 어물쩡 지나가 버리고 봄방학도 없이 2학년에 올라갔다. 학교를 가는 게 여전히 큰 스트레스이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들었다. 그런데 나의 예상은 감사하게도 빗나갔다. 딸은 담담히 학교에 갔고, 다음날부터는 집에서 학교까지 스스로 등교했다고 한다. 좋았다고 한다.

아이를 키우다 보면 다음 성장과정으로 나아갈 때에 걱정거리를 마주할 때가 종종 있다. 걸을 때, 말할 때, 글을 배울 때, 어린이집에서 유치원으로 올라가거나 유치원에서 학교에 올라가 적응을 할 때 등 잘 해내지 못하면 어떡하나 괜한 노파심이 든다. 그 과정을 다른 또래 애들이 받아들이고 배워나갈 때 우리 아이에게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하다고 느끼면 조바심이 난다.

우리 딸의 경우에도 다른 또래에 비해 이것저것 늦는 부분이 있다. 운동신경이라고 해야 하나 운동하려는 의지라도 해야 하나, 잘 걷게 된 지 꽤 지났을 때에도 안기는 것을 선호했다. 실제로 유치원에서 뒷산에 걸어간 적이 있는데 다른 애들에 비해 많이 유독 싫어했다고 한다. 이제는 달리기도 잘하고 다른 아이들과 비교해봤을 때 그다지 체력적으로 눈에 띄게 힘들어하는 것 같아 보이지 않는다.

말을 늦게 뗀다고 평생 말 못 하지 않고, 숫자를 늦게 배운다고 어른이 돼서도 돈 계산을 못하거나 시계를 못 보는 사람은 거의 없다. 아이들도 자기 나름의 필요와 관심을 느낄 것이고 이는 각자마다 다를 것이다. 모두 같은 사람이 아니다 보니. 필요를 느끼는 것을 먼저 배우고 관심 있는 것을 더 적극적으로 하려고 할 것이다. 전체적으로 모든 과정에 빠르고 뛰어난 아이가 분명 있긴 한데 그런 아이가 꼭 크게 된다거나 더 나은 삶, 만족스러운 삶을 살 거라는 보장은 없는 듯하다. 자신이 가진 능력 안에서 행복하게 살고, 더 영향력 있는 인생을 만들어내는 사람들을 내 나이 정도만 먹어도 적지 않게 보게 되는 걸 보면 말이다.

아이의 성장에 대한 걱정은 부모의 기대치를 기준으로 나타난다는 것을 받아들여야 한다. 별다른 기준이 없다가도 주변의 다른 아이들을 보면 그 아이들을 기준으로 삼아 내 아이들을 바라본다. 기다려야 하는 것 같다. 아이가 스스로 원하고 배우려고 할 때까지. 그래도 사람이 살면서 필요로 하는, 아이가 꼭 배웠으면 하는 무언가가 있다면 주입식으로 알려주기보다는 그걸 깨달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주는 게 지혜로운 방법인 것 같다. 사람은 인풋에 그대로 아웃풋을 출력하는 컴퓨터가 아니니까. 그리고 기다림. 결국 우리 첫째 아이도 잘 뛰어놀고 스스로 학교에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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