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는 그 존재만으로도 스타다. 모든 축하와 관심을 한 몸에 받는다. 사람들은 기회가 된다면 아기를 직접 보고 싶어 한다. 이미 아내의 동네 친구들은 축하 케이크까지 사들고 와서 아기를 보고 갔다.
미국에 사시는 이모가 한 분 계시는데 거리가 멀다 보니 자주 뵙기 어렵다. 이번에 한국에 오셔서 엄마랑 만나셨는데, 엄마를 우리 집에 모셔다 드리는 김에 겸사겸사 들러서 아기를 보고 가도 되는지 여쭤보시기에 괜찮다고 말씀드렸다.
아기를 본 이모는 "너무 예쁘게 생겼다~ 이렇게 태어난 지 얼마 안 됐는데 코가 오똑한 아기가 있니?"라고 기분 좋은 말씀을 해주셨다. 아기를 보면 왠지 모르게 웃음이 나는 것은 인간의 본능인지 한동안 아기를 보고 생글생글 웃으셨다. 생각보다 정말 짧게 계시다가 차로 태워다 준 사촌 형이 약속이 있다고 하시면서 커피나 과일을 대접해 드릴 새도 없이 인사를 건네고 현관을 나서셨다.
짧은 만남이었지만 이 사이에 재밌기도 하면서 괜히 짠하기도 한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었다고 아내가 조용히 알려줬다. 대화를 나누던 중 이모 눈에 둘째 아이가 뒤늦게 들어오셨는지 "아이고 얘도 참 예쁘게 생겼네"라고 한마디 해주셨다. 나도 듣고, 우리 딸도 들었다. 그런데 우리 첫째 딸에게는 예쁘다는 말을 하지 않으셨던 모양이다. 나는 이모가 두 아이들에게 다 웃으면서 반갑게 인사도 해주시고 말도 걸어주시고 일부러 그러신 것은 아니기에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는데 그 예쁘다는 말 한마디를 직접 듣지 못한 게 우리 딸의 마음에 걸린 모양이다.
딸아이가 엄마를 쿡쿡 찔러서 방으로 불러서는 "예쁜 옷으로 갈아입을까?" 물어봤단다. 그 모습을 상상해보니 너무 귀엽기도 한데 섭섭했을까 봐 괜히 나까지 가슴 한 켠이 찡했달까? 허했달까? 여하튼 딸을 꼭 안아주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다시금 깨달았다. 아이들은 다 듣고 있고, 자기 나름 해석해서 차곡차곡 기억에 담아 둔다. 아이가 많아진 만큼 세 아이 모두를 다 신경 쓰고 최대한 섭섭지 않게 사랑을 골고루 나누어 주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우리 세 남매 중 유일한 공주 따님께 예쁘다는 말을 듬뿍 해줘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