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후 2개월 인간 아기 관찰일지

[생후 3개월 차 아들] 두 달 된 아기를 관찰해 보았다

by 어린아저씨

아이가 하루가 다르게 자란다는 말이 무슨 말인지 공감이 되면서도 매일매일 옆에서 보고 있으면 자라는 모습이 눈에 보이지 않는 것도 사실이다. 셋째 아이가 태어난 지 어느새 두 달이라는 시간이 지났다. 아기가 있는 일상이 이제는 자연스럽다. 여전히 쉽지는 않지만. 한 달 전의 아기의 모습을 생각하니 생후 2개월이 된 지금 확실히 달라진 점들을 남겨본다.



1. 눈을 마주치며 방긋방긋 웃는다.


아기에게 감정이라는 것이 생긴 것일까 아니면 단순한 반사 같은 것일까? 저번 달에는 웃음이 얼굴 근육의 반사 반응일 거라는 느낌이 강했지만 이제는 감정인 것 같다. 아기의 눈을 지그시 보고 있으면 눈을 똑바로 맞춘다. 말을 걸고, 웃으면 방긋방긋 웃는 횟수가 더 잦다. 이 미소가 애 키우면서 생긴 피로를 녹인다.


2. 시선이 얼굴을 따라간다.


아기가 나를 보고 있을 때 내 머리를 아기의 눈이 닿지 않는 옆으로 쓱 옮겨보았다. 아기가 고개를 따라 돌렸다. 올~ 시선이 얼굴을 따라오네? 집안일을 하느라 아기를 눕혀 놓고 뒤돌아 보았는데 뚱한 표정으로 나를 보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멍을 때리는 건지 보고 있는 건지 궁금한 마음에 두 걸음 정도 떨어진 거리를 게걸음으로 이동해봤다. 고개가 따라온다. 사람을 확실히 식별한다.


3. 목욕을 좋아한다.


엄마의 양수에 대한 기억이 정말 남아 있는 것일까. 아기는 목욕물 속에서 절대 울지 않는다. 웃지도 않지만 편안한 표정이라는 것을 누구라도 알 수 있을 것이다. 컨디션이 좋지 않은 날에도 목욕 시간은 신성한 시간이다. 머리를 감을 때 앙앙 울었을 때마저도 물에 들어가면 잠잠해진다. 우리 집 수도에서 성수가 나오는 것일까. 아기를 목욕시키면 내 마음까지도 정화되는 듯하다.


4. 차를 잘 타는 편이다.


두 달쯤 되니 외출 시도를 조금씩 하고 있다. 10분 거리의 병원에 예방접종을 하러 갔다 오기도 했고, 30분 거리까지도 다녀왔다. 차를 탄 아이의 반응이 어떨지 정말 가늠할 수 없었다. 울지 않고 버텨줄까? 카시트를 가만히 타고 있을까? 결과는 다행히 긍정적이었다. 아기에게는 자동차 주행 센서가 장착되어 있다고 본다. 달리는 중에는 잠을 자지 않아도 엄마의 얼굴을 빤히 보고 있는다고 한다. 집에서는 컨디션이 좋을 때만 가능한 일이다. 그런데 차가 멈추면 기가 막히게 알아차리고 '애앵'을 시전 한다. 센서 성능이 좋다. 신호가 많지 않고 많이 막히지 않는다면 조금 먼 거리도 가능할 것 같다.


5. 여러 가지 소리를 낸다.


한 달 전에 비해 낼 수 있는 소리가 다양해졌다. 이전에는 울음소리와 '끙' 정도가 주를 이뤘다면 이제는 성대를 쓸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은 듯하다. 울음소리도 여러 베리에이션이 생겼다. 가장 큰 변화는 계속해서 말을 걸면 마치 대답하듯이 소리를 내는 것이다. 아기에게 대화를 하기도 하고 눈을 마주치고 의미 없는 "어으, 어으" 소리로 교감을 시도하면 대답하듯이 맞받아쳐준다. 우리의 대화(?)를 지속하기 위해 계속 말을 걸게 된다.


6. 주먹을 빤다. 아주 맛있게.


아기가 어깨에 기대듯이 안고 있는데 언젠가부터 '쫍쫍'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턱을 괘고 있는 자세인 줄 알았는데 주먹을 입에 대고 빨고 있었다. 손목도 빨고 손등도 빨고 손가락도 빤다. 점점 주먹이 미끄러져 입을 벗어나기 시작하면 야무지게 입을 크앙 벌리고 다시 주먹을 입으로 가지고 와서 빤다. 너무 맛있게 빨아서 무슨 맛인지 궁금할 정도다. 손이 자기 것이며 자기 마음대로 다룰 수 있다는 것을 어느새 알게 된 것 같다.


7. 손가락을 꼭 쥔다.


펼치고 있는 손바닥에 내 손가락을 슬며시 올려놓으면 손가락을 오므려 쥔다. 그리고 꽤나 안정적으로 그대로 쥐고 있고 잡는 힘도 꽤 강하다. 예전에는 손을 어찌할지 몰라 그저 허우적대는 용도로 사용했다면 이제는 무언가를 잡을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나 보다. 그래서 아기를 안을 때 엄마는 머리카락 조심, 아빠는 안경 조심 중이다.


8. 다리를 펴고 힘을 준다.


나는 아기 양 겨드랑이에 손을 넣어서 드는 것을 좋아한다. 그렇게 안으면 아이와 눈높이를 맞출 수 있고 자기 양어깨에 눌려 살짝 찐빵처럼 모인 볼 따귀가 귀엽다. 언제부턴가 아기가 이 자세로 종종 다리를 쭉 펴고 힘을 주기 시작했다. 태어났을 때보다 두배 가량 두꺼워진 허벅지의 근력을 증명이라도 하려는 듯 안정적으로 버틴다. 내가 팔을 위아래로 통통 튕기면 거기에 맞춰 다리를 접었다 펴면서 둥가둥가가 된다. 재밌어서 하는 것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