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어린아저씨 Feb 15. 2022

생후 4개월 인간 아기 관찰일지

[5개월 차 아들] 4개월 동안 얼마나 컸나

새해 2월이 되면서 막둥이가 태어난 지 어느새 4개월이 지나갔다. 아기의 성장과정을 관찰하면서 매월마다 적는 일지, 벌써 네 번째다. 

1. 손을 꼭 쥐고 있는다

해달이 뒤로 누워 물 위에 떠다니는 모습을 본 적이 있는가? 구글에 해달을 검색해보면 자기 두 손을 맞잡은 귀요미 해달의 사진이 여러 장 나올 것이다. 지금 때 우리 막내가 딱 이 모습이다. 어느 날 고사리 손을 어설프게 맞잡기 시작했다. 팔이 짧아서 겨우 두 손이 닿는 것 같아 보여 귀여움이 열 배다.


2. 잡아당기는 힘이 세졌다

"엄마 머리 좀 놓아줄래..?" 아기에게 옆머리를 움켜쥠 당한 엄마는 부탁의 말을 건넨다. 엄마의 말을 알아들을 리는 만무하지만. 나는 다행히 머리가 길지 않아 당할 일이 없는데, 이제는 제법 쥐는 힘이 세져서 손에서 머리를 스르륵 빼내는 건 어렵다고 한다. 움켜쥔 손을 놔줘야 아프지 않게 빼낼 수 있다고 한다.  


3. 입으로 가져가기 시작했다

머리카락을 잡아당김 당한 적은 없지만 아기의 손바닥에 손가락을 대면 말아 쥐는데, 이전에 비하면 쥐려는 의지가 확실해 보이고 똑바로 쥐는 만큼 힘이 더 들어간 것도 느낄 수 있다. 그러다가 이내 슬슬 팔을 굽히길래 힘주는 대로 따라가 봤더니 벌어진 입으로 향하고 있다. 아빠 손가락은 지지라 입장을 허락할 수 없다. 쏙 빼내면 아기는 주먹을 쫍쫍 빤다.


4. 범보 의자에 앉아 있는다

필수 육아템은 무엇일까? 아기에 따라 필요한 아이템이 다를 수도 있겠고, 아기와 상관없이 필요한 아이템도 있을 것이다. 나에게 세 가지를 꼽으라고 한다면 짐볼, 아기용품을 담은 3단 트롤리, 그리고 범보 의자다. (어원이 뭘까?) 3개월 째부터 앞보기를 좋아했어서 앉혀 놓으면 이것저것 보고, 조잘조잘 소리도 내면서 잘 논다. 특히 밥 먹을 때 옆에 앉혀 놓으면 딱 좋다.


5. 소리 내서 웃는다

아무래도 요즘 아기에게 가장 많이 하게 되는 말 중 하나는 "까꿍"이다. 누가 언제부터 "까꿍"이라는 소리를 내기 시작한 건지는 모르겠으나, 아기를 재밌게 해주고 싶으면 일단 까꿍을 한다. 꽤 높은 확률로 아기는 관심을 보이고 미소를 짓는다. 그러다 가끔 웃음 버튼이 눌리면 바보 같은 흐! 흐! 소리를 내며 웃는다. 그 소리가 계속 듣고 싶어서 부모의 재롱 타임이 시작된다. 


6. 토를 잘 안 한다.

이 녀석의 위장은 확실히 진화했다. 이제는 트림시키는 것이 큰일이 아니다. 잘 앉혀서 등을 토닥여주면 금세 "꺽" 하고 트림을 한다. 어떤 때는 알아서 한다. 확실히 트림을 하면서 치즈같이 엉긴 젖을 뱉어내는 게 많이 준 것 같다. 이제 소화도 잘 시키는데 더 크면 빨리 맛있는 거 나눠먹고 싶다.


7. 머리 위쪽을 보려고 한다?

다른 아기들도 하는 건지 모르겠다. 아내가 아기가 눕혀 놓으면 자꾸 천장을 본다고 해서 살펴봤는데, 내가 보기에는 천장이라기보다는 자기 머리 위쪽을 보려고 머리를 젖히려는 것 같다. 눈동자는 약간 위쪽을 향하고, 고개를 젖히듯이 뒤통수로 바닥을 미는 것 같다. 목 뒤는 땅에서 조금 뜨고, 그 짧고 가는 목이 보인다. 힘을 주는 것 같은데 표정은 오히려 뭔가 즐거워 보인다고 해야 할까? 고개를 들면 뭐가 보이는지 궁금한 건가 싶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