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어린아저씨 Mar 15. 2022

생후 5개월 인간 아기 관찰일지

태어난 지 5개월 된 아기를 관찰해보았다.


생후 5개월 된 아기를 키우면서 관찰하면서 발견한 모습들을 적어보았다.


1. 주먹질을 한다
퍽퍽퍽 때린다. 엄마 아빠를 비롯한 사람은 물론이고, 범보 의자에 앉으면 의자를 쾅쾅 내리친다. 자기 허벅지를 내리치기도 한다. 팔을 뻗고 있는 힘이 강해졌는지 때리는 힘도 좋아졌다. 안고 있을 때 기습을 당하지 않게 방심하지 말아야 한다.


2. 파이터의 얼굴이 된다
파이터의 스피릿이 살아난 걸까? 타인도 공격하지만 자기 스스로도 공격한다. 피곤하면 손으로 눈과 귀를 쥐어뜯는다. 그러다 보면  손톱으로 긁게 된다. 얼굴 여기저기에 딱지와 스크래치가 생긴다. 아는지 모르는지 딱지 투성이 얼굴로 배시시 웃는다.

3. 앉아 있으면 몸을 자꾸 수구린다
주먹이 주식이다. 신나게 물고 빠는데, 이제 새로운 맛을 탐하는 모양이다. 내 무릎에 앉아 있을 때, 범보 의자에 앉아 있을 때, 목욕 욕조에 앉아있을 때 자꾸 몸을 수그린다. 뭔가 원하는 게 있는 듯한데, 잘 보면 입이 헤~ 벌리고 짧을 목을 쭉 뺀다. 내 팔뚝, 범보 의자 손받침, 목욕물을 먹으려는 듯하다.

4. 악을 쓴다
지금까지는 모든 자기표현이 모두 다 울음이었다. 새로운 소리 내기 스킬을 개발했다.  아~~~~~~~~ㄲ! 글로 어떻게 표현해야 잘 모르겠는데, 헤비메탈 보컬 같은 목을 긁는 소리를 낸다. 화가 난 듯한 소리이다. 주로 혼자 앉아있을 때 아무도 관심을 안 가져줄 때 낸다. 안아주면 멈추는 것을 보면 안으라는 신호인 것 같다.


5. 머리카락이 촘촘해졌다
막둥이는 첫째나 둘째보다 머리숱이 적은 편이다. 그래서 내 눈에는 머리가 비어 보였는데, 그동안 목욕을 시킬 때마다 머리가 더 빠지는 것 같아서 왠지 아까웠다. 그런데 요즘 들어 두피가 예전에 비해 회색 빛깔을 띄는 것 같다. 때가 되었는지 머리가 빈 두피에서 촘촘히 나오는 것 같은 느낌이다.


6. 다리에 힘을 빡 준다
유튜브에서 5개월 아기들의 영상을 보니 의자 없이 앉아있는 모습이 많이 보였다. 그런데 우리 아이는 잘 앉으려고 하지 않는다. 겨드랑이를 손에 넣고 앉히려고 하강하면 중간에 턱 하고 걸린다. 다리를 쭉 펴고 바닥을 딛는다. 두께만큼이나 다리에 주고 있는 힘이 묵직하다. 이 아이는 앉기보다는 서기를 선호하는 듯하다. 누나랑 형이 걸어 다니는 모습을 그런지 빨리 걷고 싶은가? 생각해본다. 엉덩이를 대고 앉혀보면 앞으로 푹 숙여버리거나 (배가 나왔는데도 숙여진다) 뒤로 누워버린다.


7. 뒤집기는 다음으로
저번 달부터 뒤집기를 시도했는데 아직 성공하지는 못했다. 머리통으로 힘껏 바닥을 밀고 엉덩이 한쪽을 들기는 하는데 결국 넘기지는 못한다. 뒤집기를 하고 싶은 마음은 있는지 힘껏 용을 쓰다가 잘 안되면 이내 칭얼거린다.


8. 쌀미음 시작
요즘 아기를 안고 뭔가를 먹으면 고개를 들고 나를 빤히 쳐다보고 있다. 아기도 뭔가 씹어보고 싶은지 입에 아무것도 없는데 턱을 위아래로 오물오물거린다. 이번 달에 처음으로 쌀미음을 떠 먹였다. 액체만 먹다가 드디어 한 단계 성장했다. 아기새처럼 야무진 입을 앙 벌리고 받아먹는다. 숟가락이 처음이라 그런지 침인지 미음인지 모르겠는데 뱉어내는 게 반이다. 맛있는 것을 먹을 때마다 아기가 빨리 커서 같이 먹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매거진의 이전글 누나가 된 거지 어른이 된 건 아니니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