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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혜현 Oct 10. 2016

[여행에세이] 졸린데 자긴싫고

064. 감화되다.






그는 재촉하지 않는다.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그의 매력이다.

한 여름밤 두 시간 가까이 날 기다리느라 다리에 모기를 잔뜩 물리 고서도 
신호등 앞으로 뛰어오는 날 보니 심장이 뛰었다고
감춰도 될 속마음을 군더더기 없이 표현하는 그의 아이스러움이 좋다.

그는 아는 척하지 않는다.
가히 칭찬해주고 싶은 그의 매력이다.

처음이란 어색함에 무의식중으로 중얼거리던 모든 말들에 그는 귀 기울여 주었다.
내 이야기를 담담히 들어주며, 내 말을 끊지도, 자기의 생각을 보태지도 
다 안다는 듯 이해하는 척하지 않는 그의 오빠다움이 좋다.

이런 사람이 내 옆에 있다니 마음이 놓였다.
어린애 같이 그의 팔에 매달려 얼굴을 묻는다. 



'그렇다면 나는, 이번 연애엔 이 사람에게 얼마나 솔직해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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