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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혜현 Oct 10. 2016

[여행에세이] 졸린데 자긴 싫고

065. 내 사랑이 가장 특별하다고 믿었던 그때






사랑밖에 열정적일 게 없던 시절이 있었다. 
다른 모든 것을 내팽개쳐도 사랑만큼은 목숨 걸었던 그때
다른 어떤 것도 내 사랑 앞에선 부질없었던 그때
다른 사람은 누구도 내 사랑보단 뒷전일 그때

스물두 살이었기에 가능했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막무가내 순수할 수 있었던 건 

서른 살이 살이 되어, 
의도치 않게 스물두 살의 남자와 소개팅을 했다.
사랑 때문에 학교까지 포기했다는 이 남자의 순수함에 뒷걸음치게 되는 나
내가 해봤던 것들을 연애에 로망이라며 이야기하는 이 남자의 깨끗함에 문을 닫아 버리는 나

순수한 건 재미없는 거였다.
순수한 건 무서운 거였다.



'그때 그 사람도 지금 나와 같은 마음이었을까?
내 열정이 무서워 뒷걸음치던 적이 있었을까?
내 사랑에 숨 막히듯 두려웠던 적이 있었을까?
아니면 순수하다 자랑하듯 깜박이던 나의 눈동자에  속으로는 코웃음 쳤을까?‘

어찌 되었든 나는 이제 더 이상 순수하지 않아졌다.
직면하게 된 순수함의 부재에 마음 어딘가가 조금 어긋거린다.

_미치도록 누군가를 좋아한 결과가 그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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