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국립 오케스트라 공연 레퍼토리 몰래 톺아보기
왜 사람은 매일 배가 고픈 걸까. 상당히 귀찮다. (소식가 아닙니다) 꼬르륵 소리가 나면 내 자존감에 흠집이 생기니 그때마다 뭔갈 먹어줘야 하는 이 번거로움이 귀찮다. (진짜 아닙니다) 배에서 소리가 날 때는 계란이나 닭가슴살을 먹어주면 바로 해결된다. (다 알고 있는 사실이다) 아무튼.. 오늘 아침에 계란을 옹뇽뇽 먹으면서 슁슁 웹서핑 하다가 공연 하나를 발견했다.
생각해 보니 클래식 채널 arte 아르떼에서 "이 공연의 홍보물을 보시고 개인 sns에 업로드해 주세요~!" 뭐 이런 식의 이벤트를 했던 게 기억이 났다. 사람들이 책자나 버스 광고 등으로 발견하고 스토리로 올리는 것을 몇 번 봤었는데,
나는 아침마다 이미 사진 찍을 수 없는 위치에서 한참 늦게 발견해서 아련하게 광고판을 쳐다보기만 했었다.
뭐 무슨 상관인가. 어차피 이벤트는 끝났고, 공연은 아직 시작되지 않았다. 이럴 때 하면 재밌는 건. 몰래 레퍼토리 훔쳐 듣기다. 유튜브나 음원 사이트에 들어가면 여러 크리에이터와 에디터 분들의 각고의 노력으로 엄선된 플레이리스트가 있지만, 나의 요즘 플레이리스트는 실제 공연의 레퍼토리로 구성되어 있다.
내가 직접 클래식 바다에 뛰어들어서 보석 같은 곡들을 탐구하는 것도 좋겠지만, 아; 힘들 것 같다. 다들 아시다시피 소품곡이 아닌 이상 곡이 10분 이상 길지 않은가. 성격이 급한 나는 맘편히 전공자의 픽을 듣겠다!!!!!!!! 저번주 몇 번 공연이 몰리면서 숨 가쁘게 예습해 보니까, 클래식 연주가들이 고른 곡들은 다 이유가 있다. 심지어 선택된 곡들은 그 순서까지 다 이유가 있을 때가 있어서 굳이 내가 힘써서 좋은 곡을 선별할 필요가 없다. (하하하) 그렇다면 프랑스 오케스트라 선생님들은 무슨 곡을 하시는지 정리해 보자.
C. Saint-Saëns | 3rd mvt. from Trois tableaux symphoniques d'après La Foi, Op.130
C. 생상스 | '신앙에 의한 3개의 교향적 회화' 중 3악장, 작품번호 130
C. Saint-Saëns | Piano Concerto No.5 in F major, Op.103 'Egyptian'
C. 생상스 | 피아노 협주곡 5번 바장조, 작품번호 103 '이집트'
C. Saint-Saëns | Symphony No.3 in c minor Op.78 'Organ'
교향곡 3번 다단조, 작품번호 78 '오르간'
G. Bizet | L'Arlésienne suite No.1, No.2
비제 | 아를의 여인 모음곡 2번
S. Rachmaninoff | Rhapsody on a Theme of Paganini, Op.43
라흐마니노프 | 파가니니 주제에 의한 랩소디, 작품번호 43
M. Mussorgsky | Pictures at an Exhibition (Orchestrated by Maurice Ravel)
M. 무소륵스키 | 전람회의 그림 (편곡: 라벨)
자 이제 곡을 알려드렸으니 찾아서 들으시면 됩니다.
유튜브는 참 좋아요. 자료가 다 있습니다.
(뭔소리) 제가 찾아오겠습니다...
C. 생상스 | '신앙에 의한 3개의 교향적 회화' 중 3악장, 작품번호 130
https://youtu.be/eqtHtd0YrgM?si=UAdCTZumg7KIJAQd
C. 생상스 | 피아노 협주곡 5번 바장조, 작품번호 103 '이집트'
https://youtu.be/1IEYtta_ZsI?si=i3onXsRVSPfsENAB
교향곡 3번 다단조, 작품번호 78 '오르간'
https://youtu.be/QED3uTiFP-s?si=vj0O4MGp5XXWdUiS
비제 | 아를의 여인 모음곡 2번
https://youtu.be/7kYQWsqeCRY?si=WfQzManCHXOTjmbd
라흐마니노프 | 파가니니 주제에 의한 랩소디, 작품번호 43
https://youtu.be/zbGajVU7CGk?si=DSQvUA-mztfad0gw
M. 무소륵스키 | 전람회의 그림 (편곡: 라벨)
https://youtu.be/XwJMpQiqCm4?si=wHJsqL1mOZGiVO8B
생상스는 바이올린 소나타로만 나에게 매우 친숙한 작곡가이다. (오늘 아침에도 하이페츠 연주가님의 바이올린 소나타 75의 3,4 악장을 아주 씬나게 들으면서 걸어왔다. 임동민 바이올리니스트 짱!) 막간 추천하기 (https://youtu.be/Dn1sn15kJAo?si=PG0oxsnrIWVqEEh_) 라흐마니노프는 말할 것도 없고!! 가장 눈에 띄었던 것은 무소륵스키의 전람회의 그림이다 (!!!!)
작년 6월에 임윤찬 피아니스트의 피아노 독주로 전람회의 그림을 관람했었는데, 그때의 여운은 정말 아직 까지 잊을 수 없다! 현재는 피아노보다는 현악기에 마음이 한참 뺏긴 참이지만, 바이올린과 피아노로 이뤄진 실내악 공연을 몇 번 보면서 잊었던 건반의 소리를 되새겨 보고 있다.
전람회의 그림을 교향악 그것도 라벨(!!!)의 편곡 버전이라면 무조건 듣기 좋을게 분명하다. (나 진지해)
힘들어도 버텨내면 그만큼 배울 수 있는게 클래식이다.(음음) 그렇다면 만약 이 곡들을 들었을 때 어떤 장점이 있을지 C에게 물어보자. 배울 점이 있어야 한다. 얻어지는 것이 있어야 보람찬.. 그런 실리적인 사람이기 때문에 나한테 무조건 배움과 좋은 경험을 주어야 해!!!!
[ 한 편의 영화처럼 ‘프랑스 감성’에 빠질 기회다. ]
프랑스 국립 오케스트라는 음악 자체가 세련되고 화려하면서도 우아한 특징이 있어요. 클래식 잘 모르는 사람도 쉽게 빠져들 수 있는 ‘화려한 사운드트랙’ 같은 매력이 있죠. → “공연장에 앉아만 있어도 프랑스 여행 온 것 같은 기분” (프랑스는 바게트만 있는 게 아니었군)
[ 피아노 연주 한 편만 봐도 본전이다 – 피아니스트 캉토로프 ]
캉토로프는 진짜 무대에서 한번 보면 잊기 힘든 아티스트예요. 한 곡 안에서도 ‘잔잔한 감성’ → ‘화려한 폭발’까지 다 담겨 있어요. → “이게 진짜 세계구급 연주자구나” 싶은 느낌, 입문자에게 강렬한 경험이 될 수 있어요. (처음 뵙네요)
음, 출퇴근 곡 리스트가 업데이트되었다. (좋은 현상이다) 일단 무소륵스키부터 들어야지 (해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