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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롤러코스터 탈 사람?

21분 45초에 생상스 피아노 협주곡 5번 열차 지나갑니다 -

by 유진
맛보기로 가볍게 탑승!

오늘의 곡은? 생상스 피아노 협주곡 5번이다. 생상스? 다들 생상스가 누군지 아시는가? 나는 아직 그가 어떤 특징을 가진 작곡가인지 정확히는 모르지만, 이상하게 그분의 곡은 듣는 내내 뭔가 '특색'이 있다! 정도만 머릿속에 기억하고 있다. 특유의 '아름다움'과 '쪼'가 있는 듯한 기분? 이 곡도 그렇다.


이번 4월 30일!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에서 프랑스 국립 오케스트라와 지휘자 크리스티안 마첼라루, 그리고 협연자 알렉상드르 캉토로프가 내한 공연을 진행한다. (이미 한국에 와 계시겠구나?)

난 이번에 그분들이 누군지 처음 알았다! 나는 30일 공연을 관람할 예정인데, 예전에 손민수 피아니스트와 임윤찬 피아니스트의 실연으로 감상했던 라흐마니노프의 파가니니 주제에 의한 광시곡과 전람회의 그림을 또 다른 연주자를 통해 감상할 수 있어 무척 기대하고 있다. 무엇보다 지금 그 어느 때보다 마음과 귀가 열려 있는 시점에, 예전에는 지루하게만 느껴졌던 광시곡이 어떻게 귓가에 담겨올지 설렌다. 이 곡이 파가니니의 독주 바이올린 카프리스 24번 A단조 Op.1-24에 기반하여 24개의 변주로 이뤄져 있다는 사실을 알고부터 기대감이 더 높아졌다. 바이올린 곡 기반이라니... (두근!!!)

53_17390737527802_20250209500831.jpg 출처: 한겨례

광시곡과 전람회는 둘째 치고, 오늘은 문득 29일 프로그램도 궁금해졌다. 그중에서도 협연곡! 그날은 협연자 알렉상드르 캉토로프 피아니스트께서 생상스의 피아노 협주곡 5번을 연주한다고 들었다. 궁금하지 않은가? 어떤 곡이길래 그 곡을 택했을지? 딱 처음 1악장부터 3악장까지 듣는 내내, 연주가만의 특유의 '또랑'거림이 생상스의 '쪼'와 '이상적 아름다움'에 정확히 들어맞는 느낌이었다. 호흡이 척척 맞는다는 기분! 이런 연주는 실연으로 들으면 정말 '빛'을 발한다. 거기다 롯데콘서트홀이면... (말잇못) 설명은 이하 생략이다.


해당 영상은 캉토로프가 협연한 무대인데, 사실 나는 음반 버전을 더 추천하고 싶다. 음질이 워낙 뛰어나고, 영상보다 최근이어서 그런지 흐름 자체가 더 매끄럽고 유려하다. 유리구슬이 공중에서 막 나돌아 다니며 흘러가버리는데, 어찌 시선이 안 갈까? 3악장, 즉 이 협주곡의 세 번째 곡은 진짜 롤러코스터가 따로 없다. 올라갔다가 내려갔다가 춤을 췄다가 흔들었다가 난리가 난다. 영상에서는 21분 45초부터 감상할 수 있다. 기분이 위아래로 막 휘젓는데, 있지도 않은 안전바 손잡이를 잡고 싶은 기분이다.

이 곡은 생상스가 이집트 여행을 갔다가 쓰게 된 곡이라 곳곳마다 이국적인 소리들이 섞여 있다고 한다. 그런데, 내가 언제 이집트를 제대로 겪어봤어야지... 이국적인 소리가 뭔지 모른다! 다만 유달리 튈 정도로 예쁜 옥구슬이 쪼롱- 흐를 때가 있다. 그때마다 "아, 이건가?" 하고 나 혼자 추측하는 재미가 있다. 고단하고 피곤한 오늘, 도파민이 좀 부족했다면 방구석 침대에 누워 편-하게 롤러코스터에 몸을 맡겨보는 것도 좋겠다. 밤이라고 무조건 차분한 곡만 들을 필요는 있겠는가? 내일의 에너지 비축을 위해 즐겁게 감상해 보시길.


3악장으로 바로 이동 링크: https://youtu.be/5y23f_fCSTo?si=-35TaSNglTfLq2c9&t=1305

Saint-Saëns: Piano concerto n°5 - A. Kantorow / OCNE / N. Krauz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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