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4
그 시선을 두면, 작은 미소를 지으면, ‘어’라는 한마디와 함께
너라는 무언가를 인식하여 맑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여주는 것
조심스레 한 걸음 다가가면, 두 걸음으로 날아와 주는 것
너의 의미가 또 다른 의미라는 것
사그라질 기억의 파편일지라도 나쁘지 않은 일면을 만들었다는 것
추억할 수 있는 순간을 선물했다는 것
이 마음을 기꺼이 감사히 여기는 것
염원했던 순간을 가까이에서, 잠시동안 길게 눈과 마음에 담았던 시간들
시리도록 아팠던 이별의 상처에 살갗을 베이는 듯한 아려움을 느껴보고
통통통.. 북소리가 울리는 내가 모르던 세계의 한가운데에 있어도 보고
거칠게 헤매는 불협화음 속에서 깊은 슬픔을 느끼며 그 속에 주저앉아 존재를 잊은 것
그저 유영하던 멋모를 떨림을, 몇 자의 마음으로 전한 것
너가 누군가를 비추기 위해 찾아온 이름 모를 이방인이라는 것
기꺼이 함께가 되어 추억을 남기고 고요한 발자취로 그 눈에 담겨진 것
휘발되지 않았다는 것
누군가를 조건 없이 응원할 수 있다는 것
끝내 잃어버린 또 하나의 무언가를 되새긴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