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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말초 Apr 08. 2024

안녕

나는 얼굴이 조금 더 탔어요

거울 속 모습이 낯설 때가 있어요

나는 침묵이 더 편해졌어요

나무들과도

벌레들과도

친해진 것 같아


루시드폴을 검색하고 전체 재생을 누른다. 흐르는 음악의 분위기는 어느 하나 튀는 것 없이 마음을 안정케 한다. 이 노래는 이번달 초부터 알게 되어 아껴서 듣고 있는 곡이다. 어제오늘, 부쩍 시간의 아득함을 다시 느낀다. 회사에서 나와 정류장에 걸어갈 때도. 이곳에서 보낸 지난여름부터의 시간이 떠올랐고 무언가 먹먹한 마음이 들었다. 처음 느껴보는 기분. 본가에 도착해 중학생 때의 추억이 깃든 장소를 지나갈 때도. 하교하는 학생들을 보면서도 또 먹먹했고. 한편으로는 신기하고 이상하고 설렜다. 그저 시간의 아득함 앞에 속수무책인 듯싶다.

오늘은 오랜 친구들을 만나 언제나 그렇듯 과거와 현재와 미래의 이야기를 나누었다. 작년에 만나 나누었던 미래 이야기는 오늘보다 과거인 이야기가 되었고. 우리가 오늘 나눈 미래 이야기도 어느새 성큼 다가오겠지. 시간이란 참으로 신기하다. 눈 깜짝하면, 루시드폴이 그랬던 것처럼. 나의 시간도 안녕~ 하고 첫음절을 연주하고 있을 것 같다. 그때에 나는 또 무엇이 달라졌고 여전할까. 그때에 나의 노랫말은 무얼까?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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