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는 외롭지 않겠다, 널 이대로 버려두지 않겠다
매년 회사에서는 큰 문학 공모전이 열렸다. 주제에 맞는 시를 5편 이내로 투고해, 그중 가장 우수한 작품들을 모아 책으로 출판하는 형식이었다.
심사를 위해 밤낮없이 우편함을 열어, 원고지에 적힌 많은 글을 들여다보았다. 괜찮은 작품은 많았지만 정말 책으로 출판할 가치가 있는 작품은 잘 보이지 않았다.
“수진 씨, 이거 괜찮지 않아요? 한 번 읽어 봐.”
그날도 밤늦게까지 괜찮은 작품을 고르느라 모두가 혈안이 되어 있었다. 선배는 자신이 읽던 페이지 그대로 원고지를 접어 나에게 건네주었다.
‘뜨거워질 때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진주 대신 물어뜯을 구석만/
껍질에 겨우 붙어 있으니/
깊은 해저 속에는/
보물 대신 반짝이는 외로움만 숨어 있다’
어느 여름이 떠올랐다. 텅 빈 과방에서 에어컨도 켜지 않은 채 울던 너.
반짝이는 눈물로 처음 목격했던 너의 외로움이, 그 글에서 다시 느껴지고 있는 듯했다.
’ 아무도 보지 못할 어둠을 내버려 두고/
다시 불판 위에 오를 테니/
차가운 쇠젓가락으로 나를 베어가’
순간 강한 기시감이 느껴져 원고지를 맨 앞장으로 넘겨 보았다.
‘성혜지, 조개가 입을 벌릴 때’
그 순간, 왜 눈물을 참을 수 없었는지 나는 알 수 없었다.
너에게 미안하다고 말하고 싶었다. 그러나 그 말을 전할 방법이 더는 남아 있지 않았다. 원고지를 내려놓고 나는 펑펑 울었다.
“무슨 일이야. 글이 그렇게 좋아? 야근이 힘들었으면 말을 하지.”
선배의 웃음소리가 어깨너머로 들려왔다.
강한 에어컨 바람이 계속 불어 종이들이 팔랑거렸다.
너의 글은 날아가는 법을 모른 채, 계속 그 자리에서 숨 쉬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