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가장 무서워하는 연합 - 한중일

글로벌 딴생각

by 딴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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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30일은 재미있는 현상이 벌어졌다. '한중일 경제통상장관회의'가 열렸는데, 한국-중국-일본이 나란히 손을 잡은 모습을 보이자 미국이 긴장하는 반응을 보였다. 미국 상원 본회에서는 브라이언 샤츠 상원의원이 이 모습을 보고 "가장 충격적인 장면 중 하나"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미국은 왜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일까?


미국은 한-중-일이 연합하는 것을 두려워한다. 경제력으로 치면 세계 2위, 3위, 10위의 연합이며, 산업 내용을 보면 더 무섭다. 기술력(한국·일본), 생산력(중국), 시장 장악력(중국), 혁신(한국·일본) 측면에서 거의 모든 분야의 선두 집단이다. 특히나 중요한 산업인 반도체, 배터리, 바이오, 자동차, AI, 조선, 철강, 화학 부분에서 한-중-일을 제외하고 논의하기란 어렵다. 이는 미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를 공포스럽게 만들 수 있는 연합이다.


군사력도 만만치 않다. 중국(군사력 세계 2위)을 제외하고도 한국-일본이 EU와 맞짱 뜰 수 있는 전투력을 갖고 있다. 이번 우크라이나 전쟁을 통해 드러난 EU의 전시 능력은 형편없는 수준이었다. 그나마 EU에서 가장 강력하다는 독일-영국이 힘을 합쳐도 한국의 전시 동원력에 미치지 못한다는 사실이 놀라울 지경이다. 그럴 일은 없겠지만, 만약 한-중-일이 군사 연합을 해서 공격을 한다면 EU나 러시아 수준에선 감당하기 어렵다. 그렇다면 미국은? (이건 논외로 하자. 어쨌든 한국-일본은 미국과 연합군이니까)


현재 미국은 단순히 무역적자를 메꾸기 위해 '트럼프 관세'를 시행하는 것이 아니다. 미국을 위협할 만큼 커져가는 중국을 견제하고 글로벌 패권을 장악하기 위해 총성 없는 전쟁을 하고 있는 것이다. 즉 트럼프 관세는 중국을 고립시키고, 한국과 일본을 미국 중심의 공급망으로 묶으려는 시도다. 그런데 이 전략은 '한-중-일 연합'으로 붕괴될 수 있다는 점을 미국은 너무나 잘 알고 있다.


미국의 관점에서 모든 글로벌 이슈는 "미국 안에서 해결해라"이어야 한다. 그런데 한중일 연합은 "미국 밖에서 문제를 해결하겠다"라는 시그널이 된다. 이 연합은 단순한 '삼국지'가 아니라 기술-자본-시장이 결합된 '초강력 자급 경제권'이 새롭게 형성되는 징조다. 이는 미국 중심 경제에서 벗어나 독자적 경제 블록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이다.


따라서 미국은 절대 이 세 나라가 연합하는 꼴을 보면 안 된다. 연합은 둘째치고 협력 논의만으로도 미국의 긴장감을 높일 수 있다. 미국 입장에서는 한중일은 서로 균열과 대립 관계를 유지하고 서로 싸우고 으르렁거려야 한다. 이것이 미국이 가진 동북아 전략의 핵심이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미국은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이미 이 세 나라는 역사 문제(위안부, 강제징용, 동북공정 등)와 영토 분쟁(센카쿠/댜오위다오, 독도 등)만으로도 갈등의 골이 매우 깊다. 서로 민족주의 감정도 복잡하게 얽혀있다. 오랜 역사 동안 서로 싸우고 견제하는 게 익숙하지 서로 돕고 협력하는 게 어색한 사이다. 진짜로 트럼프가 미친 짓을 하지 않는 이상, 한중일이 연합하는 일은 벌어지지 않을 것이다.


다시 말하지만, 트럼프가 미치면 한중일도 연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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