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이것으로 되었다.
이번 주 들어 유독 가라앉는 몸과 마음. 근래 들어 깊숙이 잠들어 개운하게 아침을 맞이한 날이 언제인지 까마득합니다. 두통이 찾아오는 간격이 짧아지고 이명도 잦아졌습니다. 어지럼증까지 시작되려는 조짐이라 덜컥 겁부터 납니다. 나름대로 신경 써서 잘 먹고, 열심히 걷기 운동도 하고, 책도 읽고, 음악 감상도 하고 있는데 뭐가 문제인지 모르겠습니다. 몸도 마음도 계속 가라앉는 통에 그게 무엇이든 제대로 하기가 어렵습니다. 헛헛한 빈 속처럼 머리도 텅텅 비어 한 줄 글을 써 내려가는 것조차 어렵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오늘 이렇게 노트북 앞에 앉은 이유는 제가 받았던 위로를 누군가에게 전하고 싶어서입니다. 제가 받았던 위로를 오늘 하루 힘겹게 보냈을 누군가에게 꼭 전하고 싶었습니다.
지난 월요일 홀리듯이 구매한 나태주 시인님의 시집이 도착했습니다. 퇴근하고 집에 돌아와 읽다 보니 자꾸만 눈물이 납니다. 두 달 전, 뵈었던 소년 같은 얼굴이 생각나 살포시 웃었습니다. 제목부터 울컥해 주문했는데 시집을 얼마 만에 샀는지 여백이 많은 페이지들이 한참 어색했습니다. 그럼에도 마음을 두드리고 눈가를 촉촉하게 한 시들이 많아 옮겨봅니다.
뚝뚝 떨어지는 눈물에 당황도 했다가 또 귀여운 시에 웃기도 했습니다. 얼핏 나태주 시인님 목소리가 귓가에 맴도는 거 같기도 해 반가웠습니다. 고맙습니다.
화가 나시나요
오늘 하루 실패한 것 같아
자기 자신에게 화가 나시나요
그럴 수도 있지요
때로는 자기 자신이 밉고
싫어질 때도 있지요
그렇지만 너무 많이는
그러지 마시길 바라요
생각해보면 모두가 다
당신 탓만은 아니에요.
세상일이란 인간의 일이란
그 무엇 하나도 저절로
저 혼자만의 힘으로는
되지 않는다는 걸
당신도 잘 아시잖아요
여러 가지 일들이 서로 만나고
엉켜서 그리된 거예요
실패한 날 화가 나더라도
내일까지는 아니에요
밤으로 쳐서 열두 시까지만
그렇게 하시길 바라요
내일은 새로운 날 새로 태어나는 날
내일은 당신도 새로운 사람이고
새로 태어나는 사람이에요
부디 그걸 잊지 마시길 바라요
내일 우리 웃는 얼굴로 만나요.
시가 내 마음을 비춘다.
실패라고 생각하고 싶지 않아서
발버둥 쳤던 나날들이 부질없다 느껴질 만큼
생각보다 내가 나를 많이 미워하고 있었구나.
많이 탓하고 있었구나. 입으로는 아니라면서
머리로는 다 내 탓이라 생각하고 있었구나.
그래서 괴로웠구나, 많이 아팠구나.
오늘 일어난 일도 아니고 시간이 좀 지났으니
밤으로 쳐서 열두 시까지만.
내일은 나도 새로운 사람이라니까.
새로 태어나는 거라니까.
내일은 웃는 얼굴로 시작해보자.
너, 너무 잘하려고 애쓰지 마라
오늘의 일은 오늘의 일로 충분하다
조금쯤 모자라거나 비뚤어진 구석이 있다면
내일 다시 하거나 내일
다시 고쳐서 하면 된다
조그마한 성공도 성공이다
그만큼에서 그치거나 만족하라는 말이 아니고
작은 성공을 슬퍼하거나
그것을 빌미 삼아 스스로를 나무라거나
힘들게 하지 말자는 말이다
나는 오늘도 많은 일들과 만났고
견딜 수 없는 일들까지 견뎠다
나름대로 최선을 다한 셈이다
그렇다면 나 자신을 오히려 칭찬해주고
보듬어 껴안아줄 일이다
오늘을 믿고 기대한 것처럼
내일을 또 믿고 기대하라
오늘의 일은 오늘의 일로 충분하다
너, 너무도 잘하려고 애쓰지 마라.
오늘의 일은 오늘의 일로 충분하다.
오늘의 일은 오늘의 일로 충분하다.
오늘의 일은 오늘의 일로 충분하다.
내일을 또 믿고 기대하라.
그렇게 너무 많이
안 예뻐도 된다
그렇게 꼭 잘하려고만
하지 않아도 된다
지금 모습 그대로 너는
충분히 예쁘고
가끔은 실수하고 서툴러도 너는
사랑스런 사람이란다
지금 그대로 너 자신을
아끼고 사랑해라
지금 모습 그대로 있어도
너는 가득하고 좋은 사람이란다.
실수도 너의 인생이고 서툰 것도 너의 인생이란 것을 부디 잊지 말아라.
네, 그러고 싶어요. 그럴 수 있다면 좋겠어요.
실수가 진실하고 아름다울 수도 있다는 것을 깨닫는 그날이 어서 오기를 바라요.
오직 너는 한 사람
나도 오직 한 사람
오늘도 이것으로 좋았습니다.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