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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일의 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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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션뷰 Apr 08. 2023

좋은 팀장을 만나는 법

일의 태도 ep.1 - 내 팀장의 업무 성향에 맞게 일하는 태도


좋은 팀장을 만나는 법은 없다. 세상에 좋은 사람은 많아도, 좋은 팀장은 드물다. 그리고 '나한테' 좋은 팀장은 더욱이나 찾기가 힘들다. 그래서 일을 시작할 때는 나의 팀장이 어떤 업무 스타일을 가졌는지, 그리고 회사 내부에서 어떻게 평가받고 있는지 빨리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얼마 전 조직개편이 되고, 내가 하고 있는 일을 위한 새로운 본부가 만들어졌다. 본부장님과의 개인 티타임을 가지게 되었는데, 내가 항상 눈이 가고 안쓰러웠다는 것이다. (내가 신입일 때의 팀이 본부장님 그룹 하에 있었던 적이 있는데, 당시 나의 팀장님은 회사에서 굉장히 욕을 많이 듣는 포지션이었다.) 어쨌든 요즘 회사에서는 나 일 잘한다는 얘기가 많이 들려서 엄청 뿌듯하시다고. 그러면서 “00님. 인턴 때 그 사건 진짜 유명했어요”라는 말을 듣게 된 것이다.


입사 채 한 달도 안 된 인턴이었을 때, 당시 나의 팀장님이 내게 계약서 작성의 업무를 주신 적이 있었다. 팀장님의 가이드대로 작성 후, 팀장님의 피드백과 확인까지 거친 후에 법무실에 검토를 요청했는데- 그날 밤 정말 A4 용지 1장이 넘는 정도의 메일을 받게 된 것이다. 하나부터 열까지 다 틀렸고, 이런 식으로 법무실에 업무 요청을 하지 말라는 내용이었다. 신입이자 인턴 나부랭이던 나에겐 끔찍했던 사건으로 기억되고 있는데, 이게 온 회사에 유명한 사건이었구나- 하고 아주 조금은 섬뜩했었다.


회사는 말이 빨리 돌고, 그렇게 나는 그 나물에 그 밥이 되었다. '저 팀장 아래에 있는 애가 뭘 배워서 일을 잘할 수 있겠냐'라는 것이 직접적으로 들리진 않지만, 모든 사람이 그렇게 나를 보는 것 같았다. 그래서 나는 일을 정말 "똑바로" 잘해야 되겠다는 압박이 엄청 강했다. 고작 신입이었는데 말이다. 지금은 어느덧 4년 차를 훌쩍 넘겼고, 누군가의 팀원보다는 나 자체로 평가당하고 있지만 신입은 팀장의 이미지대로 평가받을 가능성이 더 크다고 생각한다. 그 나물에 그 밥이 되지 않으려면 내 팀장의 업무 성향과 내부 평가를 빠르게 파악하고, 거기에 맞게끔 내 업무 태도의 방향성을 맞출 필요가 있다. 


팀장의 부정적 평가와 반대로 행동하는 것이다. 가령 내 팀장이 꼼꼼하지 못하고 일을 잘 못한다는 평가가 있다면 나는 (특히 타 팀에게 업무 요청을 할 때!) 두 번 세 번 확인해야 한다. 그리고 방패도 만들어야 한다. 두 번 세 번 확인했는데도 미심쩍다면 "저희 팀장님께서 이렇게 말씀 주셨는데 ~ 00님네 팀 담당이 맞는지요?"라며 물어봐야 한다. 냅다 "이거 공유해 주세요"라고 업무 요청부터 하지 말아야 한다. 

또, 내 팀장이 소위 싸가지 없다는 말을 듣는다면 나는 조금 더 조심스럽게 다가가야 한다. 무리한 요청을 하게 될 때면 개인적인 메시지라도 보내어 "팀 사정으로 바투하게 요청드렸는데 죄송하다고, 양해 부탁드린다"라고 첨언을 붙여야 한다. 이런 행동들이 쌓여야 "쟤는 쟤 팀장이랑은 그래도 다른 것 같은데?"라는 인식을 얻게 되는 것 같다.


굳이 이렇게까지 피곤하게 살아야 하나 싶지만, 결국 일은 모두 사람이 하는 것이기에 '평판'은 너무나도 중요하다. 그리고 한 번 형성된 평판을 바꾸는 것은 정말 더한 노력을 쏟아부어야 한다. 그래서 우린 실수해도 좀 귀엽게 봐줄 수 있는 신입일 때 더 애써보자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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